서양에서는 크고 평평한 잎과 컵 모양의 꽃잎을 지닌, 호수나 웅덩이 표면에 떠다니는 식물을 ‘수련’이라고 총칭합니다. 국내에서는 연꽃의 종류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지요.

‘연꽃’ 하면 뭐니 뭐니 해도 전남 무안의 회산백련지가 떠오릅니다. 둘레는 3km, 면적은 약 10만 평에 달하지요, 동양 최대의 백련(白蓮) 자생지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연못의 크기도 크기려니와, 여기에는 백련을 비롯해 수련, 가시연꽃, 왜개연꽃, 개연꽃, 홍련, 애기수련, 노랑어리연꽃, 어리연꽃 등 30여 종의 연꽃과 50여 종의 수중·수변식물이 자라고 있고, 생태학습을 위해 수생식물, 야생화, 재래작물을 심어놓은 자연학습장도 있습니다.

오래 전, 제가 목포대에서 에너지공학에 대해 강의하며 지나는 길에 자주 들렀던 곳이기도 합니다. 한여름, 초록색 바다에 소복한 연꽃이 가득한 장관이지요. 연못 바닥의 물을 볼 틈이 없을 정도로 끝이 없습니다. 매년 8월이면 연꽃 축제가 열립니다.

사진은 수련 줄기의 횡단면을 편광 현미경으로 찍은 것으로, 마치 미니어처 정원 같은 모양을 보여줍니다. 사람들이 사는 조그만 시골 동네 같기도 하고요. 이 작은 공장에서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집니다. 햇빛을 받아 에너지를 만들고, 이를 아래로 내려보내고, 저장하고, 물을 끌어 올려 잎으로 보냅니다. 뿐만 아니라 식물에 독성이 될 수 있는 과도한 칼슘을 저장하는 기능을 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날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이 줄기 한 조각을 만들 수 없지요.

아름답지 않나요? 또 한 번 여러분에게 식물체가 지닌 과학의 미(The Beauty of Science; BOS)를 소개했습니다.

문정기
도곡면 천암리 출생
화순저널 고문
공학박사
현 만안연구소 소장,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