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가 상실되었을 때 대체할 수 있는 대표적인 치료로는 임플란트, 틀니, 그리고 브릿지가 있습니다. 브릿지는 영어 표현 그대로 ‘다리’ 같은 것이지요. 양 옆의 튼튼한 치아에 가짜 치아를 매다는 것입니다.

사진은 지금의 발전된 치과 치료 기술적 관점에서 보기에는 엉성하기 짝이 없지만, 놀랍게도 지금으로부터 4,000년 전, 그러니까 기원전 1,500년 이집트에서 사용된 브릿지 기법이라고 합니다. 치주질환에 이완되어 흔들리는 치아를 고정시키기 위해 금으로 만든 와이어를 사용했다고 하지요. 당시의 시도가 놀랍지 않나요?

고대 이집트인들은 치아 이식도 했는데, 주로 사체에 행해졌습니다. 그들의 종교관에 따르면 사체를 매장할 때 신체가 정상 상태여야 사후 세계를 보낼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의사들은 치아 판매상에게 돈을 주고, 가난한 사람이나 노예의 치아를 사 부자들에게 재이식하거나, 양, 염소, 개, 원숭이 같은 다양한 동물들의 치아를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상아, 귀금속 등을 치아 이식재료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임플란트 회사들이 지금도 계속해서 매진하는 연구 중 하나는 골 유착을 어떻게 더 빨리, 그리고 더 튼튼하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골 유착은 말 그대로 뼈와 하나로 합쳐진다는 의미로, 치과 임플란트에 있어 사실상 전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중요합니다.

한편 현대 골 유착 개념의 치과 임플란트는 스웨덴 정형외과 의사 브레인 마크에 의해 탄생했습니다. 그는 현대 치과 임플란트의 아버지라고 불리지요.

1952년 브레인 마크는 뼈의 혈액 순환에 대한 연구를 위해 티타늄으로 만든 장치를 사용해 실험했습니다. 생체 내에서 일어나는 뼈 재생과 혈관의 현상을 관찰하기 위한 이 장치는 티타늄으로 만들어졌는데, 연구가 끝난 후 브레인 마크 교수가 장치를 제거하려고 보니 토끼의 경골에 완전히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골 유착 개념의 시초였지요. 1965년 그는 골 유착 개념을 이용한 티타늄 임플란트로 첫 환자를 치료했습니다.

이처럼 임플란트는 비교적 최근에 개발되어 대중화됐지만, 인류 역사에서 상실된 치아를 대체하는 임플란트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됐습니다.

저는 2002년에 제 소관의 지역 기술혁신조직에 티타늄 센터를 설립하고, 치과 재료의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종류의 재료를 개발했고, 이후 개발 기술을 기업에 이전한 바 있습니다. 원자력발전기에 사용하는 티타늄 소재를 다룬 적 있었지만, 생체 재료로는 처음이었지요. 20년이 지난 후에 이런 글을 쓰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답니다.

문정기
도곡면 천암리 출생
화순저널 고문
공학박사
현 만안연구소 소장,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