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가면 의사들은 고통의 척도를 사용합니다. “죽을 만큼 아픈 것을 10이라 할 때 환자 분의 통증은 어느 정도라 생각하나요?”라고 묻지요. 통증을 수치화 시키는 간단한 방법입니다.

사람이 벌에 쏘인다면 얼마 정도 아플까요? 신체의 각 부위마다 통증이 다를까요? 이를 알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실험자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과학자 마이클 스미스는 아무도 이 실험에 자원하지 않아 자신의 몸을 직접 사용했다고 합니다.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거의 200번씩이나…….

결과의 척도는 손바닥, 팔뚝의 윗부분, 가운데, 발의 끝 부분, 두개골의 위쪽 부분(2.3), 뺨 및 겨드랑이(7.0), 페니스 샤프트(7.3), 윗입술(8.7), 콧구멍(9.0)이었다고 합니다.

벌초다, 성묘다 해서 진짜 벌에 쏘인다면? 당황하지 마세요. 가능하면 침을 조심스럽게 제거하되, 핀셋은 사용하지 마세요. 암컷 벌은 침과 독낭을 남기기 때문에, 핀셋으로 짜면 상처 부위로 더 많은 독이 스며듭니다. 신용카드로 침을 살짝 긁어 제거한 뒤, 쏘인 부위를 비누와 물로 씻어낸 뒤 냉찜질을 통해 붓기를 줄이세요. 일반의약품인 진통제를 복용하면 불편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벌에 쏘이면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때로는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말벌에 쏘이면 특히 걱정스럽습니다. 말벌은 침을 남기지 않고, 여러 번 쏠 수 있거든요.

아무튼, 마이클 스미스는 위의 실험을 통해 2015년에 이그 노벨상(IG Nobel Prize)을 받았습니다. 이그 노벨상은 ‘사람들을 웃게 하고, 생각하게 하는 과학적 업적을 기리는 상’입니다.


문정기
도곡면 천암리 출생
화순저널 고문
공학박사
현 만안연구소 소장,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