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LA의 폴 게티 미술관에서 이상한 실험을 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집 안에 갇혀 있을 세계 예술 애호가들에게 유명한 그림을 재현한 사진을 요청했지요,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사진은 구스타프 클림트의 말기 작품, ‘부채를 든 여인’을 재현한 것입니다. 사람들의 창의력은 팬데믹을 거치면서도 녹슬지 않았습니다.

클림트는 바람둥이였고, 그의 그림이 외설인지 에로티시즘인지에 대해 시끄러웠는데, 그 그림 중 하나가 우리의 과학 분야에서도 사용된 것은 아이러니입니다. 어쨌든 코로나19가 만든 새로운 문화이지요. 이 그림 역시 해석이 분분합니다만, 당시 일본의 영향, 동양의 신비를 접하며 부채를 들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유명한 만큼 그림의 값어치 역시 상상을 초월합니다. 잘 알려진 작품 <키스>의 경우, 최초에는 24만 달러였다가 점점 가격이 치솟아 2022년 11월에는 8억 4천만 달러, 한화로 1조 2천억 원의 규모가 되었습니다.

몇 년 전 제가 활동하는 문화예술동호회에서 클림트에 대한 강의를 했었는데, 인기가 놀랍더군요. ‘구스타프’라는 이름이 붙은 사람들은 그 행보가 대체로 기이하기 짝이 없습니다. 구스타프 말러만 해도 그렇죠. 기존의 화성법을 한방에 깨뜨린 불협화음 투성이 음악입니다. 이제는 국내에도 애호가가 많이 생겨날 정도입니다.




문정기
도곡면 천암리 출생
화순저널 고문
공학박사
현 만안연구소 소장,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