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카제비갈매기라고 부릅니다. 페루를 방문하는 야생 동물 애호가들이 꼭 봐야 할 생물 목록 중 최상위에 잉카제비갈매기가 있습니다. 눈에 띄는 깃털과 밝은 산호색 부리와 다리가 특징적입니다. 가장 독특한 것은 부리의 밑 부분에서부터 뺨 주위로 말리는 상당히 긴 길이의 흰 수염입니다.

수염이 왜 났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만, 이는 건강의 지표 역할을 합니다. 콧수염이 길어질수록 저항력이 더 깊어지고 짝짓기 의식의 파트너로서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날개 달린 동물 세계에서는 이상적으로 여겨지는 대표적인 동물이지요. 아마도 파트너를 유혹하는 미끼로 쓰이는 모양입니다. 대단하지요.

한편 잉카제비갈매기는 멸종위기로 우려되는 25종의 새 중 하나라고도 합니다. 한국에 온 착한 페루 학생 다니엘라에게 물어볼까 봐요.

저는 왠지 수염이 많습니다. 어려서는 아버지한테 세수를 안 한다고 야단을 맞기도 하고, 커서는 사회생활 하는데 큰 애물단지이기도 했었지요. 매일 아침 면도를 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피부 트러블은 왜 그다지도 자주 발생하는지…. 퇴임 이후에는 아예 기르는 쪽을 선택했고, 근래에는 ‘대한민국털보클럽[대털보]’을 만드는 중입니다. 응원해주세요. 서로 간 수염에 관한 정보교환과 친목을 위한 모임이랍니다.

문정기
도곡면 천암리 출생
화순저널 고문
공학박사
현 만안연구소 소장,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