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과학자들이 추산한 결과, 우리가 1950년대에 폴리에스터와 나일론 의류를 처음 입기 시작한 이래로 지금까지 560만 톤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중 절반 이상인 290만 톤이 우리의 강과 바다에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290만 톤은 거의 70억 벌의 양털 재킷에 버금가는 양이라고 하죠.

나일론(Nylon)을 예로 들어볼까요. 우리 귀에 너무 익숙한 나일론은 1935년에 미국인 윌리스 캐러더스가 발명한 폴리아마이드 계열의 합성섬유를 일컫습니다. 본래 캐러더스의 소속사인 ‘듀폰’에서 출시한 제품의 등록 상표명인데, 값싸고 질긴 덕에 널리 보급되면서 합성 섬유의 대명사로 알려지게 되었지요.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우리의 일상에도 큰 영향을 미친 물건입니다. 동시에 환경에 가장 악영향을 미치는 주요 화학 물질이 되었지요.

우리의 걱정인 수질 오염은 당연히 이 합성 ‘보풀’이 주된 문제입니다. 전체 플라스틱의 약 14%가 의류용 합성섬유를 만드는 데에 사용됩니다. 옷을 세탁하면 사람의 머리카락보다 훨씬 가느다란 미세플라스틱 가닥을 흘릴 것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쓰레기’ 강바닥을 이루지요.

한편 캘리포니아 대학 산타바바라 팀(UCSB)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사람마다 옷장의 ¼ 이상이 전혀 입지 않거나, 아주 드물게만 입는 옷으로 채워져 있다고 합니다. 이 또한 오염원입니다.

화약 제조회사이기도 한 듀폰은 저와도 인연이 깊습니다. 연구소에서 고에너지원으로 화약을 다룬 적이 있었지요. 이 에너지를 이용해 신재료를 합성하거나 접합, 절단, 성형하는 기술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쓰고 남은 화약의 폐기 또한 과제로 떠올랐지요. 듀폰도 일찍이 저와 비슷한 고민을 했으며, 화약만을 선호하는 곰팡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기술은 국내 비무장지대에 숱하게 묻혀 있을 지뢰를 없애기 위해 적용하려는 시도였습니다.

저는 매주 수요일을 환경의 날로 정하고, 미세플라스틱과 환경오염에 대해 페이스북에 기고한 바 있습니다. 어떻게든 적게 쓰고 적게 버려야 할 것입니다.

문정기
도곡면 천암리 출생
화순저널 고문
공학박사
현 만안연구소 소장,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