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텐베르크가 활판인쇄라는 기술을 발명한 이래 유럽지역에는 모든 일상에 크나큰 혁명적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중 가장 큰 사건이 종교개혁입니다. 성직자만 비밀스럽게 보던 월권적 지위를 갖는 성경이, 보통 사람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된 것이었지요.

그 혁명이 거의 완성되어가는 즈음인 1590년에 만들어진 ‘책빵’(제가 만든 이름입니다.), 빵처럼, 카스테라처럼 보이는 원형의 책이 있었습니다. 이 책은 읽는 방법도 여러 가지고, 비밀스러움 또한 많았다고 하지요. 현재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 박물관에 보존되어있습니다.

이 대학은 최근 이상한 골판지 상자를 전시했지만, 상자의 내용물은 정확히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상자 안에는 뷔르츠부르크의 작센 왕자-주교인 율리우스 에크터 메스펠브룬을 위해 쓰여진 책이 있었지요. 옛날에는 책이 직사각형이 아닌 다른 모양을 가질 수 있다고 제안한 실험가들이 있었습니다.

우리 직지(직지심제요철)가 구텐베르크보다 100년쯤 앞섰다는데 그 사실을 오늘에 연결하는데 아쉬움이 많습니다. 한두 번 건의했다가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기회가 오면 다시 얘기해보겠습니다.

문정기
도곡면 천암리 출생
화순저널 고문
공학박사
현 만안연구소 소장,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