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미국 소설가 테네시 윌리엄스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써서 언론과 음악 분야의 최고인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소설의 주인공은 욕망의 전차를 타고 6개 정거장을 지나면 천국의 역에 도착하리라는 꿈을 가지고 여행한다. 하지만 도착한 그곳은 빈털터리 노무자들이 모여 사는 빈민촌이었다. 욕망이 천국으로 가게 해주리라는 환상은 단지 착각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작가 테네시 윌리엄스도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술과 마약으로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그렇다면, 욕망이란 무엇인가?

갖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들이 강하고 간절해지는 마음을 세속적인 욕망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차라리 본능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설에서는 욕망을 전차에 비유했지만, 그 외에도 괴물, 함정, 불꽃, 바다, 덫 등으로 단어가 넘칠 정도로 표현된다.

또한, 악마가 주는 꿀맛과 불씨로 상징되기도 한다. 욕망은 잡을 수 없는 무지개처럼 다가가면 멀리 달아난다. 갈증과도 같아서 슬픔과 좌절로 이어진다. 더 나아가 죽음을 부르기도 한다. 그러므로 죽음은 불같은 욕망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수면욕과 식욕, 성욕을 인간의 3대 본능이라고 한다. 본능은 유전적으로 이어받는다. 예를 들어서 아기가 엄마 젖을 빨고, 무서울 때는 몸을 피하고, 병아리가 스스로 껍질을 깨고 나오거나, 비둘기가 날아서 집을 찾아오는 귀소본능 등은 선천적인 것이다. 이러한 본능이 전차를 잘못 타거나 정차하지 않고 논스톱으로 달리게 되면, 그것은 곧 ‘타락의 열차’가 된다.

인간은 욕망의 종착역이 어딘지도 모른다. 평생 열차를 타고 어느 정거장을 지나 끝도 모를 우주를 향해 달리는 셈이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톱니처럼 꽉 물린 방향으로 흘러가는 우주 시계를 살아가는 게 인생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세월이고 선택은 중국 요릿집에서 짬뽕이냐 짜장면이냐 하는 메뉴의 차이일 뿐 밥을 먹는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뭔가를 바라는 욕구는 당연하다. 뭔가 이루고 싶다는 것도 당연한 본능이다. 본능의 계단이 천국으로 이어진다고 믿는 것도 더 오르고 싶은 열망도 당연하다. 뭔가를 채우려는 욕구, 뭔가를 탐하여 가지려는 욕망, 이미 있는데 더 가지려고 하는 욕심에서 또 한발 더 나아가 크게 이루려는 야망 등 욕심과 야망이 합쳐지고 섞어져서 전차는 타락이라는 종착역을 향하여 달려가게 된다.

욕망을 덫, 함정, 괴물, 불꽃 등으로 표현하는 이유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의 불꽃처럼, 불의 전차처럼. 그래서 정말 하고 싶고 미쳐보고 싶은 사람의 욕망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 소설이 넘쳐나는 것이다. 욕망과 갈등은 곧 인류의 영원한 드라마인 것이다.

내용을 보면 암투와 사기, 질투와 헐뜯기, 부정·비리로 뭉쳐진 뒷거래와 배신 등이다. 약육강식의 현실에서 애정과 도덕이 섞어져서 가치와 규범도 없이 인생에 대한 문제를 독자들에게 던져줘야 뇌리에서 풀어가는 숙제가 된다. 가끔은 막장 드라마가 된다.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바뀌어 갈수록 새로운 욕망의 전차가 생겨나는 건 그러므로 당연한 일일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잘못 올라탈 수 있다. 어느 날 문득 자신이 탄 열차가 철로를 무한정 달려가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면 이미 늦은 것일지도 모른다. 다만 뛰어내릴 용기와 모험심이 남아있다면 다행일 것이지만.

돌을 보면 돌이 되고 싶고
산을 보면 산이 되고 싶고
강을 보면 강이 되고 싶은

한 시인의 마음처럼 욕망도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 욕심과 욕망을 줄이는 삶의 방식이 중요하다. 이른바 미니멀리즘(Minimalism)이다.

문장주
화순저널 칼럼니스트
문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