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지구 멸망의 날이 온다는 것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지만, 만약 그런 날이 온다면 인류는 어떻게 생존을 이어가야 할까?

2100년이 되면 전 세계 인구가 110억 명에 이른다고 한다. 식량부족 문제 외에도 환경의 악화로 인한 지구온난화 때문에 지구에서 살기 위한 조건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을 찾아 이주하는 테라포밍(Terraforming)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화성, 금성 같은 행성을 개조하여 인간이 살아갈 수 있도록 지구화하는 과정을 테라포밍이라 칭한다. 테라(Terra, 지구)+형성(forming)의 합성어로, 1961년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Carl Edward Sagan)이 금성의 지구화를 제안하며 등장한 개념이다. 한마디로 우주의 행성을 지구의 생태계와 비슷한 환경으로 변화시켜 인간이 살 수 있도록 하는 행성 개조 작업을 일컫는다.

이를 위해서는 유기물 합성이 가능한 대기와 토양 등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예를 들어, 화성의 경우 극지방에 얼음 흔적이 발견되고 대기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지구화가 가능한 행성의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신 지구, 지구화라는 신세계를 열어가기 위해 1991년 미국 애리조나주의 한 사막에 유리로 밀폐된 지구 바이오스피어2(Biosphere2)를 만들어 사막과 바다를 재현하고, 박테리아가 살 수 있는 환경 속에서 8명의 남녀과학자를 생활토록 했으나 2년을 버티지 못하고 실패했다. 3,800여 종에 달하는 동식물이 죽고, 연구자들은 탈출하고 말았다.

그 후 바이오스피어3에서 100명이 10년간 밀폐된 유리 돔 안에서 생활한 뒤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이 10년을 유리 돔 안에서 견딜 수 있었던 이유는 물질순환의 비밀이 해소되어 산소를 적절히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연구자들은 바이오스피어3을 화성으로 옮기는데 초점을 맞춰 실험을 이어갈 예정이다.

인류가 우주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식량 확보라는 또 다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네덜란드의 바멜링크(Wamelink) 교수는 우주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지를 실험하고 있으며, 태양계의 행성 중 지구와 닮아있는 화성을 선택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최근 연구에 의하면 화성에서 얼음 형태의 물이 발견되었고, 물은 농사에 필수적인 요건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화성의 중력이 지구의 ⅓에 불과한 점, 태양풍으로부터 형성되는 자기장, 그리고 96%나 차지하고 있는 이산화탄소를 해결해야 인간이 화성에서 생존할 수 있다. 인간을 화성으로 이주시키는 프로젝트는 단기적인 네덜란드의 마스원(Mars One) 사업을 비롯해 2031년에 인류를 화성에 착륙시키는 NASA의 계획, 장기적으로는 테라포밍이 추진되고 있다. 이를 위해 화성 탐사용 우주선인 오리온(Orion)이 시험비행에 성공했고, 2039년에는 본격적인 화성 탐사를 계획 중이다. NASA는 탐사로봇을 착륙시켜 조사할 계획이며, 세계 각국이 앞장서서 화성에 기지를 건설할 계획을 수립 중이다.

과연 화성을 지구와 비슷한 환경의 행성으로 만들 수 있을까? NASA에서 40년 이상 일해왔던 제임스 그린(James L. Green) 박사는 은퇴하면서 “화성을 지구화하는 것은 실현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화성에 거대한 자기장을 구축해 인공자기장이 태양풍을 막아주면, 대기가 두꺼워지며 화성이 스스로 테라포밍을 완성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린 박사는 2017년 한 모의실험을 통해 그 사실을 이미 확인한 바 있다. 화성의 온도가 높아지면 극지방의 얼음이 녹고, 화성의 대기도 두꺼워질 수 있다는 내용이다. 2024년에 화성에 인간을 보내겠다고 공언한 스페이스X의 CEO 일론 머스크도 화성 테라포밍 계획을 내놓았다. 테라포밍 계획에 성공한다면 미래의 후손들은 화성을 붉은색이 아니라 지구와 같은 초록색 별로 바라보게 될지도 모른다. 그때가 되면 화성을 녹성(綠星) 등으로 바꿔 부르게 되지 않을까?


문장주
화순저널 칼럼니스트
문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