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과 황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우리나라 사람이면 최소한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삼겹살이 황사에 정말 좋다는 게 사실일까? 거짓일까? 근거가 과연 있는 걸까?

삼겹살은 말 그대로 돼지 배 부위 중 지방이 3겹으로 겹쳐있는 곳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황사에 좋은 음식이라고 하여 ‘황사특수’라고 하는 말까지 있다.

불과 30여년 전만 해도 삼겹살보다 돼지갈비가 더 인기가 많았다. 삼겹살은 ‘목에 기름칠 한번 하고 먼지를 씻어내려고 먹는 고기’ 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다가 탄광에서 일하는 광부들과 교단에서 분필가루를 마셔가며 일하던 교사들 사이에서 삼겹살의 인기가 높아졌고 소비도 급격히 늘었다.

게다가 축협이 2003년 당시 돼지콜레라로 시름하던 양돈농가의 소득에 도움이 되도록 돼지고기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서 3월 3일을 ‘삼겹살데이’(쌈쌈데이)로 지정하면서 삼겹살의 소비가 본격적으로 늘게 됐다.

동의보감에서 ‘돼지고기는 차고 맛도 달며 독(毒)이 없다.’고 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1999년 한국식품개발연구팀 이난형 박사 등과 양돈협회가 돼지고기에 대한 연구를 시행한 결과 돼지고기를 먹인 흰쥐가 다른 사료를 먹인 흰쥐에 비해 중금속(납, 카드뮴)의 수치가 낮게 나왔다.

그 후 50명의 사람에게도 6주간 돼지고기를 먹도록 했는데 돼지고기를 먹기 전과 비교해 보니 중금속(납 2%, 카드뮴 9%)이 줄어든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삼겹살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는 하지만 살코기가 아닌 지방이 많은 삼겹살을 자주 먹는 것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스러운 목소리도 높다.

의정부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정주혜 교수는 ‘삼겹살은 지방이 많아 비만 같은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고 다른 질환의 원인도 될 수 있어서 주의를 요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대 홍윤철 교수도 ‘삼겹살이 황사의 중금속 배출에 도움이 된다는 이론은 근거가 약하고 몸에 좋지 않다’고 했다.

그 외에도 식품 관련 전문가들은 ‘신선한 과일이나 야채가 삼겹살보다 황산화물질이 많아 더 좋다’고 강조한다. 특히 미나리는 가래를 가라앉히고 해독, 해열과 혈압을 낮추는데 좋을 뿐 아니라 먼지로 인해 칼칼해진 목과 기관지, 폐를 보호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소고기는 용해점(고체에서 액체로 녹는 점)이 사람의 체온보다 높아서 녹지 않는 상태로 몸 안에 축적된다. 반면 돼지고기와 오리고기는 용해점이 낮기 때문에 몸 밖으로 잘 배출된다는 견해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소고기는 있어도 먹지 말고, 돼지고기는 있으면 먹고, 오리고기는 돈 주고 먹든지 뺏어서라도 먹어라.’라는 말이 있다.

한 예를 더 들어보면, 2002년 서울대 수의학과 채찬희 교수의 연구에서 삼겹살이 중금속을 현저하게 개선시키는 것을 확인한 반면, 2013년 환경부에서는 황사에 돼지고기가 효과가 없다는 발표를 해 양돈업계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어떤 것이 옳고 그른 것인지 아직은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다.

돼지고기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탄산가스를 중화시키고 폐에 쌓인 공해물질을 소변으로 배출을 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삼겹살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지방 축적으로 인한 비만을 일으킬 수 있으니 과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이렇듯 삼겹살을 적정량 먹으면 득(得)이 되지만 과하게 먹으면 해(害)가 될 수 있음을 알고 먹어야 한다.

돼지를 순우리말로 ‘돝’이라 했다. 도토리를 좋아한다는 뜻에서 그렇게 불렀다고 하는데 이 말 속에 득(得)도 독(毒)도 된다는 뜻이 함의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문장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