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이 지나도 변한 게 거의 없지요? 사실 하나도 안 바뀐 셈이지요. 1810년과 2015년 옥스포드 거리입니다. 모든 영국사람이 빅토리아 시대와 같은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하룻밤 자고 나면 육교가 없어지고 며칠 지나 집에 가면 지도에 없는 길이 생겨납니다. 과연 다이내믹 코리아이지요.

사진을 자세히 보면 영국 옥스퍼드의 한 거리, 정확히는 하이 스트리트 근처의 모습입니다. 위 사진은 그림 혹은 회화로 그려진 당시 거리 풍경으로, 말과 마차, 전통 복장을 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아래 사진은 같은 장소를 현대에 찍은 사진으로, 자전거와 현대인의 모습이 있지만 건축물들은 거의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도시 보존과 역사적 가치 유지의 예시로 자주 인용됩니다. 도시의 현대화 속에서도 문화유산과 고전 건축을 지키는 영국의 도시 계획 철학이 반영된 장면이기도 하죠.

기왕 나섰으니 건물을 잠깐 살펴볼까요? 왼쪽 건물은 고전적인 바로크 양식의 건물로, 퀸스 칼리지이며 1341년에 설립되었습니다. 사진 속 건물은 주로 18세기 중반에 재건된 모습입니다. 불구하고 건물의 스톤 파사드와 조각된 파라펫은 거의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중앙 원거리 건물은 세인트 메리 더 버진 교회로 옥스퍼드 대학의 공식 교회이며, 중앙에 보이는 첨탑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이 첨탑은 14세기 고딕 건축의 대표작으로, 오늘날에도 거의 변하지 않은 형태로 남아있습니다. 1810년 회화에서도 똑같은 위치에 고고하게 서 있죠.

오른쪽 건물은 소울스 칼리지(All Souls College)로 건물은 15세기부터 현재까지 거의 외관이 유지되어 왔습니다. 2015년 사진에서도 그 석조 외관이 거의 그대로입니다.

윈스턴 처칠의 ‘Those who never change their minds, never change anything.’(마음을 바꾸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이라는 말을 인용해 봅니다. 저도 40여 년 전 피카딜리 서커스에서 산 버버리를 지금도 입고 다닙니다.

문정기
도곡면 천암리 출생
화순저널 고문
공학박사
현 만안연구소 소장,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