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꽃 축제는 화순의 대표 관광상품이다. 지난해까지는 남산공원에서 국화를 주제로 열렸다. 민선 8기 화순 군정은 사계절 꽃축제로 확장하여 장소를 옮겼다. 화순 8경 중 제4경인 ‘고인돌 유적지’로 200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곳이기도 하다.

화순 가을 꽃축제가 10월 20일부터 29일까지 고인돌 유적지에서 열린다. 이제 두 달 남짓 남았다. 지금 화순군(군수 구복규)은 찌는 듯한 불볕더위를 이겨내고 가을 축제 준비로 연일 구슬땀이다.

봄꽃 축제는 성황리에 마쳤다. 봄바람 머금은 유채꽃과 달빛 아래 메밀꽃은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가을 축제가 얼마 남았는지와 지나가는 버스에서도 홍보 시안을 만날 수 있다.

아쉬움이 남는다. 축제를 오래 준비한 만큼, 꽃만 보고 다녀가기에는 화순군민의 땀과 열정이 안타까워서이다. 어디에 내놓아도 부족함이 없는 관광자원이 아깝기도 하고. 이들을 연계하여 오래 머물다 가는 여행이 되게 한다면 좋으련만.

2023년 고인돌 봄 축제 때 도곡 관광안내소 창에서 바라본 풍경. ⓒ김재근

전라남도(지사 김영록)는 지난해부터 2023년까지 2년간 ‘전라남도 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기본계획을 세웠다. ‘오감 만족 안심 관광’을 주제로 해양·생태·문화·음식을 연계했다. 체류형 관광을 주테마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합쳐 오래 머물다 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담양군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이 생각났다. 계절별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매력이 넘치는 곳이다. 체류형 관광의 모범이지 않을까 싶다.

석 달 전 담양을 찾았을 때 누가 이곳에 이 나무를 심을 생각을 했을까 궁금했다. ‘담양가로수사랑군민연대’에서 세운 기념비가 이곳의 깊은 사연을 들려주었다.

19대 김기희 전 담양군수였다. 1970년대 어려운 재정자립도에도 국도 24호선 군청부터 담양군 금성면 원율 삼거리 5km 구간에 묘목 1,300본을 심어 조성했다. 먼 미래를 내다본 혜안이었다. 2000년대 도로 확장공사로 벌목될 위기에 놓였을 때는 담양군민과 사회단체가 하나로 똘똘 뭉쳐 지켜냈다.

담양군의 맨발 걷기 좋은 흙길 공사를 알리는 안내문.

메타세쿼이아는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심지어 담양보다 더 멋지고 무료로 즐길 곳도 없지 않다. 그런데도 이곳이 전국 명소로 꼽힌 이유는 숙박과 연계 관광이 가능해서 일 것이다. 그 중심은 ‘메타프로방스’일 것이고. 연간 약 5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관광단지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로수길로 선정된 담양 메타세쿼이아 길 바로 옆에 있다. 관방제림을 통해 죽녹원까지 즐길 수 있고, 떡갈비라는 음식이 맛을 더하고 ‘하얀 나비’로 유명한 김정호 노래비를 볼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다.

화순군과 근접한 담양군을 다시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세계지질공원 담양군 방문자센터 담당자 A씨는 “더위를 피해 새벽이나 저녁에 방문객이 많아요. 더러 건강을 위해 신발을 벗고 걷는 분들이 많지요. 앞으로 ‘맨발 걷기 좋은 메타길’을 위해 준비 중에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화순의 메타세쿼이아 길.

화순에도 활용자원은 풍부하다. 두 사나이의 브로맨스를 보여주는 조광조와 양팽손, 화순 능주 간 메타세쿼이아 옛길과 철길 건너 주자묘,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이정표를 가진 간이역 능주역, 철감선사탑비 오르는 길이 일품인 쌍봉사, 세량지의 새벽 안개, 정호승 시인의 <풍경달다>가 귓가에 오르내리는 운주사와 운주사문화관이 가까이 있다. 도곡 음식 거리에서 만나는 빵지순례도, 국내 최대인 두베이 커피 농장도, 도곡 온천도 화순만의 강점이다.

화순의 메타세쿼이아 길도 주목할만하다. 본보 8월 4일자 사회면 기사는 ‘화순군, 메타세쿼이아길 자전거도로 개설사업추진’이라는 내용을 전했다. “화순군 자전거도로 개설사업은 총 사업비 33억 원을 들여 14.4km에 걸쳐 조성되며, 화순읍 대리에서 옛 국도 메타세쿼이아길로 능주면을 연결하며, 지석천과 화순천 제방을 이용해 다시 화순읍으로 돌아오는 왕복 구간을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민선 8기 화순 군정의 ‘관광객 500만 명 유치’호는 닻을 올렸다. 이제는 돛을 높이 달고 힘차게 순항할 때다. 앞으로 두 달 남짓 동안 잠자고 머물며, 먹고 즐기는 ‘체류형 관광 일번지 화순’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방방곡곡 김민지 문화평론가

* 네이버 블로그(mjmisskorea) ‘애정이 넘치는 민지씨’에서도 볼 수 있다.
* 방방곡곡은 다양한 책과 문화 속으로 떠나는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