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을 지날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아, 사람이 만든 조형물이 아름다운 것도 있구나.’

오래전 가본 네덜란드 바다의 풍차는 북해의 차가운 바람이라 그런지 무섭고 매섭기까지 했고, 반면 우리나라 대관령의 그것은 아련했습니다. 그 아래 푸른 목장의 양떼가 있어서겠지요. 제주도의 풍차는 ‘고장 나면 어쩌지?’ 싶은 조바심이 납니다. 목포 인근의 서해안 풍차는 어찌 되었을까요?

오래전 목포대학에서 풍력공학 강의를 두 학기 정도 한 적이 있습니다. 추억은 사랑 편이군요. 여러분, 기억해주세요. 이래 봐도 풍력은 재생에너지 중 가장 효율이 높은 에너지입니다.

덴마크의 풍차는 아름답습니다. 동화 속에 나오는 빨간 색 풍차 때문일 겁니다. 막상 그 나라 사람들이나 이 사진을 본 서양사람들은 새의 죽음에 대해 많은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 사람들 주장은 틀렸습니다. 새가 풍차 날개에 부딪쳐 물에 빠져 죽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 죽음은 풍차로부터 나오는 저주파수 소음 때문입니다.

이런 소음은 귀에 잘 들리지도 않으면서 동물에게 죽음에 이르는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심지어 전쟁 중에는 이 음파를 이용해 적에게 무기로 쓰기도 합니다. ‘고향이 그리워, 애인이 보고 싶어….’ 쓸데없는 감정에 휩싸여 전쟁 의욕을 떨어트리는 거지요.

그래도 풍차는 막상 아름답습니다.
근래에는 드론 덕분에 더 좋은 풍경을 쉽게 접할 수 있어서 아주 좋습니다.

어떻든 풍력은 가장 좋은 에너지입니다. 효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아무런 공해물질을 남기지 않거든요, 강의할 당시 우리나라 풍력 발전량 목표가 5GW(기가와트)였는데, 아직도 2GW 수준이니 갈 길이 멀어 보이지요. 우리나라 바람의 품질이 낮은 원인이기도 합니다. 우리 풍력 발전은 총 전력 생산량의 1% 미만으로, 세계 평균 7.8%에 훨씬 못 미칩니다. 분발해야겠군요.

문정기
도곡면 천암리 출생
화순저널 고문
공학박사
현 만안연구소 소장,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