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알렌떼조 지역에 있는 230년 된 휘슬러 나무는 기록상 가장 생산적인 코르크 오크입니다. 1820년부터 코르크를 생산했다고 하니까요.

휘슬링 트리 또는 휘슬러 나무라고 불리는 이 식물은 코르크 참나무로, 학명은 Quercus suber입니다. 껍질을 벗겨도 결코 나무가 손상되지 않습니다. 보기는 좀 뭐하지만, 양털을 1년마다 깎는 것처럼 벗겨진 껍질도 아무런 탈 없이 완전히 재생됩니다.

외형적 특징은 줄기가 두껍고 껍질이 스펀지처럼 두툼합니다. 사진처럼 껍질을 벗겨내면 안쪽은 밝은 주황~주홍색을 띠며,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회색~검은 갈색으로 변합니다. 잎은 타원형으로 짙은 녹색이며 뒷면은 회백색을 띠어 약간 양털 느낌이 납니다. 높이는 10~20m, 드물게는 25m까지 성장합니다.

원산지는 지중해 지역으로 특히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모로코 등입니다. 여름은 덥고, 건조하며 겨울은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에 잘 적응합니다. 세계 코르크의 약 70% 이상이 포르투갈과 스페인에서 생산됩니다. 성장이 비교적 느린 편이지만 장수하며, 평균 수명은 200~250년 정도. 일부는 500년 이상 살기도 합니다.

주된 용도인 코르크 마개 외에도 최고급 단열재, 방음재, 패션 소재로 사용됩니다. 약 9~12년마다 다시 벗겨낼 수 있습니다. 생태적 가치도 커서 껍질이 불에 강해 산불 방지용 수종으로도 주목받습니다. 또 숲속에서는 다양한 조류와 곤충, 포유류가 서식할 수 있는 생물다양성의 보고입니다.

현지에서는 나무를 베지 않고도 수확할 수 있는 선물이라 불리며, 지속 가능한 자원으로 인식됩니다. 신기하게도 껍질을 벗길 때 들리는 ‘삐익’ 하는 소리 때문에 ‘휘슬러 나무’라는 별칭이 붙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문정기
도곡면 천암리 출생
화순저널 고문
공학박사
현 만안연구소 소장,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