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르던 귀농귀촌교육을 받고 있다. 화순으로 본격적인 귀향 준비다. 참여자들은 나이나 하려는 일이나 각양각색이다. 그러다 보니 화순군의 인구에 생각이 이르렀다.

화순도 인구 감소, 고령화, 출산율 급락을 겪고 있다. 이 변화와 함께 다문화가정과 귀농귀촌인, 외국인 등 전에 없던 이웃들이 늘어가는데, 지자체 인구의 정의를 다시 해야 할 개념이 2023년에 등장했다. 「생활인구」다.

농어촌 인구가 하도 줄어드니까 정부가 모든 정책의 기본인 인구수를 주소를 가진 거주자에서 유동인구로 바꾸려고 재작년에 꺼내 들었다. 일정 기간 방문.체류하거나, 원격근무를 하거나, 일주일에 며칠만 있어도 장차 예산 배분 등 정책 설계상 군민으로 인정할 수도 있다.

작년 3분기 기준 전국 인구감소지역 89곳 중 화순 생활인구는 36만4천여 명. 전남에서 담양의 41만9천여 명에 이어 두 번째. 담양 인구가 4만여 명이고, 화순 인구가 6만여 명인 걸 보면 화순이 총량 우위다.

화순은 인구문제 인식개선 릴레이를 펼치고 있다. 주로 출생률과 젊은 층의 이탈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아이를 낳는 건 시간이 걸리고 인위적으로 하기에 한계가 있다. 환경의 변화에 대한 능동적인 대처, 생활인구와 같은 실용적 관점이 필요하다.

인구감소와 젊은 층 이탈의 큰 충격은 생산성 감소다. 그렇다면 거주 인구가 정체돼 있더라도 생산성(농업 생산성만 아니다)을 올릴 수 있다면 그 충격을 우선 받아낼 수 있지 않을까. 이를테면 「생산성 기여인구」 같은 생각을 떠올려 본다. 체류하면 뭔가 활동을 하리라는 전제가 생활인구의 출발이면, 생산성 인구는 산업측면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심화된 교류협력을 통해 인구 구성의 질적 상승을 기대한다. 관광은 기본이다.

최근 초광역권 형성이 그 극대화된 형태다. 대선 공약으로 제시된 백신특구 바이오클러스터나 광주-화순-나주 광역철도망도 교류협력의 기반 SOC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생산 및 유통망 중 가장 세포조직이 잘된 농수축협에 생산성 증가를 위한 교류협력의 새로운 역할을 요청해도 좋다. 이공 이세종 선생을 추모하고 그 영성을 기리는 등 무형의 자산을 근거로 삼는 파격도 있다. 심지어 고향사랑기부제에 참여한 출향인사도 기여도에 따라 인구로 잡는 게 무리가 아니다. 생활인구도 있는데...

「광역경제권과 상생하는 중핵도시」를 지향하면서 올 3월에야 남구청과 자매결연을 맺었다. 비슷한 처지의 나주, 담양, 장성과 어떤 공감과 협력을 하는지 모르겠다. 백신, 바이오라는 첨단산업과 화순전남대병원이라는 탁월한 거점이 있는데, 관련된 외국, 외지와의 지자체 교류는 거의 쇄국 상태다.

교류협력을 통해 발생한 생산성과 인구 유동을 어떻게 계량하느냐가 과제다. 범용화되고 있는 AI가 곧 행정에 적용되면 해소되리라고 본다. 텍스트, 이미지, 음성, 동영상 등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멀티모달 등 기술이 빠르게 일상화되면 쉬워질 전망이다.

인구의 정의가 새로 세워지는 과정에 있다.

박원균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전 상임이사
광주전남 민언련 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