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사람들 칼럼> 화순의 미래는 어디에 있을까(2)
화순저널입력 : 2025. 02. 18(화) 20:54
박원균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전 상임이사
범은경 선생이 이전 글에서 꽃잔치(관광산업)를 두고 들리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화순 주민으로서 걱정이 앞섰고, 생각이 화순의 미래 또는 비전에 이르렀다. 그리고 바이오산업이 더 낫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이 글에 여파가 따랐다. 떠도는 일부 말을 공개적으로 전했다 해서 군청이 그걸 신문사에 어필했다는 것이다. 글의 주장은 비전 관련이었는데 그랬다.

한 공동체의 미래상을 선명하게 보여줘야 비전이다. 여기에는 주민의 바람과 통합의사와 추진 의지가 함께 들어있다. 비전을 세우는 건 그 주체가 누구냐와 의견 수렴과정이 핵심이다.

화순의 비전은 딱히 제시된 게 없다. 여기저기 물어봐도 잘 모른다. 2016년에 만들어진 화순종합개발 중장기계획엔 2030년까지 ‘인구 10만 자급도시’가 있는데, 올 1월 말 기준으로 인구가 6만 739명인데 줄어들고 있어 비전으로 삼기엔 글렀다. 구복규 군수가 취임하면서 내세운 군정 방향에 ‘화순을 새롭게, 군민을 행복하게’가 비전이라는데 뭔지 알 수 없다. 8대 공약이 있으나 이것은 개별사업이다.

주민자치가 온전하지 않은 곳일수록 비전은 힘 있는 사람의 몫이다. 비전은 그 사회의 유무형의 자산과 역량이 투입되는 것이라 그렇고, 이 힘 있는 사람이 잘못 비전을 제시하면 그 공동체는 헤매고 분열한다. 주민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된 비전이 이상적이다.

의견 수렴과 소통에 있어 가장 큰 책임은 군청, 군수다. 그리고 집행부를 견제 감시하거나 협력할 의회, 언론의 책임도 크다.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공공적 성격의 화순 군내 여러 사회단체의 역할이 있다.

2022년 12월, 화순 군의회 본회의장에서 5년 만에 군정 질의가 부활해서 화제였다. 그 전에 집행부, 의회 모두 민주당 일색이어서 나온 현상이었다. 그때 질의를 재개한 진보당 김지숙 의원은 “조례를 제정할 때 여론 수렴 절차를 거치는 의원들도 늘고 있고, 의회 자체적으로 소량이지만 의정보고서를 만들기도 해 소통이 나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아쉽다고 했다.

화순군에 따르면 화순 군내에 주소지를 둔 언론이 42개다. 언론의 자유는 그 숫자보다 편집권의 자유와 같다. 그런데 불법적인 내용이 아닌 공익 차원의 내용을 문제 삼으면 압력이다, 이 압력을 받은 언론사가 자기 검열을 가지면 사태는 간단치 않다. 난립한 언론사가 예산 7천억 이상의 군청에 기대면 더 꼬인다. 올해 군청의 광고 예산이 6억 2천만 원이다.

화순은 군수가 낙마해 여러 차례 보궐선거를 치른 트라우마가 있다. 트라우마도 무서운데 더 심각한 것은 선거를 치르면서 사생결단으로 나뉜 대립과 그에 따른 침묵이다. 의견을 내면 먼저 그가 누구 편 인가 따진다. 반대편이면 무슨 말이든 거부하고 비난한다. 결국 아무도 말을 안 하고, 못한다. 혹은 아무도 믿을 수 없게 편향된다. 이럴 때 중심을 잡아줄 공공적 사회단체가 절실히 필요하다. 범 선생의 사례도 이러한 단체가 앞뒤를 짚어줬으면 좋았겠다.

공동체 유지를 위해 군민들의 활발한 의견과 비판, 토론, 합의에 기초한 비전이 필요하고 군청, 의회, 언론 등의 책임이 크다는 말을 중언부언했다. 단지 비전 설정만이겠는가.

박원균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전 상임이사
광주전남 민언련 전 대표

* 위 기고문은 화순저널 데스크의 입장과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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