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나라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권력의 일탈과 민주주의의 위기를 겪었지만, 그때마다 국민은 자발적인 힘으로 헌법 가치를 지켜내며 공동체의 미래를 다시 세워왔습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그 연장선에 있는 중요한 선택입니다.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닌, 민주주의의 방향성과 사회적 신뢰를 새롭게 다지는 계기입니다.

대통령은 헌법 수호자이며,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최고 통치자입니다. 그렇기에 그 자리는 권력의 상징이 아니라 책임의 상징이어야 합니다. 사회의 갈등을 줄이고, 다양성을 조율하며, 법과 제도를 공정하게 운용하는 능력을 갖춘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포퓰리즘적 약속이나 극단적 수사에 현혹되지 않고, 실천 가능성과 일관된 철학을 갖춘 후보를 고르는 일이 유권자에게 주어진 숙제입니다.

우리는 최근 다양한 갈등과 위기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양극화, 지역 간 불균형, 기후위기, 청년 세대의 불안정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통합적 시각에서 풀어갈 수 있는 지도자는 단순한 행정가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는 조율자여야 합니다. 정치란 권력을 행사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회를 조화롭게 구성하는 공공의 예술입니다.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이 어떤 미래를 지향할 것인지 묻는 질문입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과 민주적 가치를 굳건히 하면서, 불평등을 완화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전환점이 되어야 합니다. 지도자는 국민을 위한 정책을 고민하고, 공적 권한을 사적 이익이 아닌 공동선을 위해 행사해야 합니다.

물론 완벽한 후보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 나은 사회를 위한 현실적 선택을 해야 합니다. 그 판단은 후보자의 언행, 정책의 진정성, 시민과의 관계 속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지도자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평가받아야 하며, 권력을 쥐었을 때보다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통해 검증받아야 합니다.

이번 선거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더 성숙하게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의 판단이 미래를 결정합니다. 시민의 깊은 고민과 성찰이 담긴 한 표야말로, 헌법 정신을 지키고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확장하는 가장 강력한 실천입니다.

한광용
화순저널 논설위원
전남대학교치과병원 아트스페이스갤러리 디렉터
화순군립요양병원 서암갤러리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