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비가 내렸던 지난 목요일, 2층에서 창틀을 청소하다 부주의로 걸레를 떨어뜨렸습니다. 떨어진 걸레를 줍기 위해 1층으로 내려가 보니, 줄자부터 소주병, 페트병, 비닐 팩 등의 쓰레기들이 아무렇게나 버려진 채 자그마한 화단을 메우고 있었습니다. 급히 주워 모았지만, 맨손으로 감당하기엔 턱없이 많은 양의 쓰레기였습니다. 주변에 인가가 없는 건물임에도 이렇게 많은 쓰레기가 버려져 있는 것을 보니 깜짝 놀랐습니다. 센터를 이용하시는 분들이 무심코 버렸겠거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전에 거쳐 온 직장은 대부분 직원이 10명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쓰레기가 발생하면 몇 되지 않는 직원들이 직접 분리배출했습니다. 쓰레기 분류 기준에 맞춰 철저히 분리수거하다 보니 습관이 되어 어디에서나 깨끗하게 분리수거하는 일에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30명에 달하는 인원이 근무하는 곳에 입사하고 나니, 이렇게 많은 직원이 페트병이나 유리병을 씻지도 않고 버리거나, 기준을 지키지 않고 종량제 봉투에 일반 쓰레기로 분류하는 것을 여러 차례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솔선수범하여 팔을 걷어붙이고, 마구잡이로 버려진 쓰레기들을 9일 동안 직접 다시 분류했습니다. 사람들은 쓰레기를 무심코 버린 뒤 신경 쓰지 않습니다. 혼자 묵묵히 정리하는 것은 버겁고 외로운 일이었습니다. 주일 오후마다 화순읍의 거리에서 쓰레기 줍기 봉사에 임하는 자원봉사자분들의 노고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쓰레기 분리수거 문제에 대해 직원을 대표하는 리더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마치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신경 쓰지 못하고 지냈음을 깨닫고, 직원 모두와 개선의 의지를 다졌습니다. 지금은 배출되는 쓰레기를 깨끗하게 분리 배출하고 있습니다.

화순을 깨끗이 지키려는 자원봉사자들의 예쁜 마음과 수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환경은 소수의 자원봉사자가 도맡아 지키는 것이 아닙니다. 직원들의, 더 나아가 화순군민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더욱 절실합니다.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리지 않는 아주 작은 행동으로도 환경은 더욱 깨끗해질 것입니다.

지구 온난화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12월은 엄동설한이어야 할 날짜임에도 한여름처럼 장대비가 쏟아지는 이상기후가 국내에서 어렵지 않게 관측되었습니다. 장마, 가뭄, 이상고온이나 강추위가 세계적으로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리고 기후 변화는 환경 오염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1907년에 개발된 플라스틱은 폐기 후 자연분해에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잘 썩지 않고, 소각할 경우 심각한 대기오염을 유발합니다. 비닐을 매립하면 20년에서 길게는 100년까지도 썩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제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시골에서는 쓰레기를 전부 소각해 분리수거에 신경 쓰지 않고 살았습니다. 환경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지는 생각하지도 못하고 살았습니다. 아파트에 살게 되면서부터 분리수거에 신경을 쓰게 되었고, 점점 심각해지는 이상기후가 지구온난화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환경을 지키는 데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쓰레기통이 없는 곳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호주머니나 가방에 담아와 집에서 분리수거합니다. 우리가 무심코 버린 쓰레기 때문에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화순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고, 나아가 지구를 사랑하는 것은 거창한 일이 아닙니다.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깨끗한 자연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지구를 사랑해야 합니다. 플라스틱이나 비닐로 만든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재활용품을 분리수거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 모두 한 마음으로 일상생활의 사소한 것부터 신경 쓰는 것이 그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사소한 것부터 직접 실천합시다!


화순문인협회
김옥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