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래전 알루미늄이 가진 장점과 철강재료의 장점을 살린 복합재료를 연구한 적이 있습니다. 알루미늄 판재에 강선의 와이어 메쉬를 넣은 복합재료였지요.

와이어 메쉬라는 단어는 사실 건축에서 자주 쓰는 용어입니다. 가느다란 철사로 만든 철근 구조물로, 시멘트 도로를 만들 때 강도를 높일 목적으로 바닥에 까는 소재입니다.

‘그리드’라는 용어를 쓰기도 하는데, 컴퓨터를 사용하는 기계공학 설계기법인 유한요소법(FEM)에서 재료의 가장 최소크기의 조각을 일컫습니다. 그래서인지, 체로 거르는 가루 재료의 크기를 정할 때도 ‘메쉬’라는 단어를 씁니다. 단위가 클수록 입자가 곱다는 뜻이 되지요.

조형 작가 도미니크는 프랑스 남부와 스페인 경계의 비밀스러운 장소에서 활동하는데, 이러한 와이어 메쉬를 작품의 재료로 사용합니다. 그녀가 유한요소법을 쓰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요.


문정기
도곡면 천암리 출생
화순저널 고문
공학박사
현 만안연구소 소장,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