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고는 호주에 사는 들개의 일종입니다. 비가 온 뒤의 물웅덩이 위를 밟고 지나가면 점토가 미끄러지며 고스란히 딩고의 발자국이 찍힙니다. 점토로 된 땅은 비가 오면 마치 접시에 물을 담은 듯한 풍경이 됩니다. 평상시 건조할 때는 아주 딱딱한 돌덩어리 같지만, 비가 내리면 치약처럼 부드럽고 질긴 질감으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딩고의 발자국은 일정한 패턴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딩고와 자연의 콜라보 디자인 작업이라 할 수 있지요.

한편 딩고는 우리나라의 진돗개와 비슷한 성격이라고 합니다. 캥거루와 같은 호주의 원종이 아니고, 4천여 년 전에 원주민들을 따라 동남아에서 호주로 유입되었습니다. 때문에 보호 대상으로 지정하기엔 애매한 위치에 있지요. 그래도 본성은 개라서, 강아지 때부터 기르면 보통 개와 똑같이 기를 수 있다고 합니다. 늑대와는 달리 길들이기 쉽지만, 기본적으로는 야생동물이기 때문에 공격성이 강해 주의가 필요합니다.


문정기
도곡면 천암리 출생
화순저널 고문
공학박사
현 만안연구소 소장,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