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문제의 재발견 - 관계인구에 주목하자.
가장 빠른 인구감소 국가가 될 위기에 있는 대한민국
2041년이면 4,000만 명이 무너지게 될 것
잠재적인 대상을 발굴, 안내, 지원하는 인력과 전담 조직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2041년이면 4,000만 명이 무너지게 될 것
잠재적인 대상을 발굴, 안내, 지원하는 인력과 전담 조직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화순저널입력 : 2024. 01. 23(화) 18:12
문행주 전 의원
2017년 우리나라는 세계 일곱 번째로 3050클럽에 가입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고 마침내 세계 속에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환호도 잠시, 불과 3년 후 2020년을 기점으로 정점에 이른 인구는 그 이듬해부터 감소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인구 5,000만에 국민소득 3만 불은 선진강대국의 상징인 3050클럽 회원국의 자격지표다.
3050클럽의 신화가 무너질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합계출산율 0.7로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감소 국가가 되고 말았다. 현재의 인구감소 추세로 볼 때 2041년이면 인구 4,000만이 무너지게 된다고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출산율을 높이고 인구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앙정부는 대통령 직속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를 두고 범부처적으로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을 개발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방은 지방대로 인구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출산 유도와 귀농귀촌, 인구유입을 위한 인센티브를 주는 등 예산을 배정하고 온갖 유인책을 써봐도 신통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아무리 대책을 세워도 백약이 무효인 것이다.
인구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나 대책보다 다급한 현실에 집중하다 보니 근본적인 처방이나 대안을 찿지 못하고 있다. 지금 나타나는 저출산의 문제는 청년들의 결혼장려책이나 주택 문제 등의 일시적인 대책으로 실효를 거두기에는 본질적인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는 현재의 저출산과 인구감소 문제를 지구가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넘어선 인구포화 상태에서 적정인구를 위한 재조정 과정으로 보고 있다.
현재의 인구문제를 인류가 과잉개발과 성장매커니즘으로 생태계가 소화할 수 없는 인구를 늘려 놓은데서 오는 비극이라고 본다. 출산장려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것이며 인구를 경제성장의 수단으로만 보고 억지로 인구 늘리기에 나서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는 것이다.
회의적이지만 공감이 가는 논리이고 해석이다. 설사 우리가 성장의 브레이크를 당장 밟을 수 없다 할지라도 저출산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다. 지방자치단체마다 경쟁적으로 인구 유입에 힘쓰다 보니 일시적인 위장전입을 통해 인센티브를 노리는 등의 예산 낭비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본질적인 대책이 없는 인구 늘리기는 결국 제로섬게임이 될 뿐이다. 마치 밑돌 빼서 윗돌 괴는 미봉책과 다를 것이 없다. 수도권은 인구과밀로 인한 교통 문제, 집값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현실은 오히려 수도권 규제 완화와 총량제를 해제하여 배가 터지고 있는 실정이다.
젊은이들은 모든 일자리와 문화 혜택이 집중되어있는 서울만이 사람 살만한 곳이라는 인식으로 여전히 서울로 몰려들고 있다. 젊은이가 떠난 지역과 농촌은 지금 소멸 위기에 떨고 있다. 조그만 나라에서 수도권과 지방은 이미 적대관계로 변해가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무조건 인구를 유치하고 늘려야 한다는 당위론에만 집착하다 보면 저출산의 현실과 인구증대의 요구 사이에서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는 인구문제에 대한 유연한 인식과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한 때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출산장려정책과 인구 유치방식에만 집착하지 말고 현대인의 생활방식을 이해하고 현실적인 답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자크 아탈리는 현대인의 특징을 디지털 노마드로 규정했다.
농경사회 정주민의 삶에서 지식정보사회와 IT산업기반의 유목민적인 삶에 주목하라는 것이다. 우선 현대적인 의미의 인구개념부터 다시 정의해야 한다. 과거에는 인구를 특정 지역에서 거주하고 산업활동에 종사하는 정주민의 고정관념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오늘의 현대인들은 끊임없이 이동하며 특정한 곳에 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유목형 인간으로 변해 왔다. 과거와 다르게 정주하지 않고도 교류하며 관계를 맺는 관계 인구 또는 생활인구라는 새로운 개념의 인구가 탄생한 것이다.
산업과 생산력의 변화는 인간의 삶을 엄청나게 바꿔놓았다. 5도 2촌 시대에서 최근에는 급기야 4도 3촌 시대라는 새로운 삶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재택근무와 번잡한 도시를 벗어난 워케이션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관광형 체류와 이웃 도시로의 출퇴근을 위한 통근유형의 체류자들도 늘고 있다.
관계 인구 또는 생활인구 유치에 주목하고 대책을 세워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 주변에는 특정 지역에 거주하지 않으면서도 끊임없이 관계를 맺고 경제나 문화적인 소비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흘을 도시에서 살다가 사흘을 지역에서 살며 소비한다면 굳이 주민등록의 이전이 무슨 대수란 말인가? 고향사랑기부제는 이러한 환경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관심과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더 이상 고전적인 인구 유치는 이미 이룰 수 없는 낡은 발상일 뿐이며 이루어질 수 없는 비현실적 집착이 되어버렸다. 우리 지역은 관계 인구를 유치하는데 다른 지역보다 우수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노마드에게 빠르다는 것은 가장 큰 무기다. 우선 지리적으로 거대도시와 십분 거리에 존재하며 도시민이 선호하는 자연 자원을 갖추고 있다. 먼저 관계 인구가 될 수 있는 잠재적인 대상을 발굴, 안내, 지원하는 인력과 전담 조직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자.
경치 좋고 피톤치드가 뿜어져 나오는 산림 속에 스마트한 사무기기와 휴양시설이 복합적으로 갖춰진 근사한 워케이션센터를 제공하는 것도 좋겠다. 폐허로 남아있는 빈집을 수리하여 주말별장으로 빌려주면 어떨까? 그 댓가로 임차인에게 일정액의 지역 소비를 유도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문화시설을 조성하고 친근감을 심어주어 잠재적인 예비주민을 만드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다만 지역에 정착하는 것을 조건부로 강제하는 것은 경계할 일이다. 인구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될 일이 아니다.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유연하고 탄력적인 사고와 실천으로 접근한다면 반드시 그 댓가가 돌아올 것이다. 우리 지역의 신개념 인구정책을 기대한다.
<기고 : 문행주>
그러나 환호도 잠시, 불과 3년 후 2020년을 기점으로 정점에 이른 인구는 그 이듬해부터 감소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인구 5,000만에 국민소득 3만 불은 선진강대국의 상징인 3050클럽 회원국의 자격지표다.
3050클럽의 신화가 무너질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합계출산율 0.7로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감소 국가가 되고 말았다. 현재의 인구감소 추세로 볼 때 2041년이면 인구 4,000만이 무너지게 된다고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출산율을 높이고 인구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앙정부는 대통령 직속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를 두고 범부처적으로 인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을 개발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방은 지방대로 인구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출산 유도와 귀농귀촌, 인구유입을 위한 인센티브를 주는 등 예산을 배정하고 온갖 유인책을 써봐도 신통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아무리 대책을 세워도 백약이 무효인 것이다.
인구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나 대책보다 다급한 현실에 집중하다 보니 근본적인 처방이나 대안을 찿지 못하고 있다. 지금 나타나는 저출산의 문제는 청년들의 결혼장려책이나 주택 문제 등의 일시적인 대책으로 실효를 거두기에는 본질적인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는 현재의 저출산과 인구감소 문제를 지구가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넘어선 인구포화 상태에서 적정인구를 위한 재조정 과정으로 보고 있다.
현재의 인구문제를 인류가 과잉개발과 성장매커니즘으로 생태계가 소화할 수 없는 인구를 늘려 놓은데서 오는 비극이라고 본다. 출산장려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것이며 인구를 경제성장의 수단으로만 보고 억지로 인구 늘리기에 나서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는 것이다.
회의적이지만 공감이 가는 논리이고 해석이다. 설사 우리가 성장의 브레이크를 당장 밟을 수 없다 할지라도 저출산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다. 지방자치단체마다 경쟁적으로 인구 유입에 힘쓰다 보니 일시적인 위장전입을 통해 인센티브를 노리는 등의 예산 낭비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본질적인 대책이 없는 인구 늘리기는 결국 제로섬게임이 될 뿐이다. 마치 밑돌 빼서 윗돌 괴는 미봉책과 다를 것이 없다. 수도권은 인구과밀로 인한 교통 문제, 집값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현실은 오히려 수도권 규제 완화와 총량제를 해제하여 배가 터지고 있는 실정이다.
젊은이들은 모든 일자리와 문화 혜택이 집중되어있는 서울만이 사람 살만한 곳이라는 인식으로 여전히 서울로 몰려들고 있다. 젊은이가 떠난 지역과 농촌은 지금 소멸 위기에 떨고 있다. 조그만 나라에서 수도권과 지방은 이미 적대관계로 변해가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무조건 인구를 유치하고 늘려야 한다는 당위론에만 집착하다 보면 저출산의 현실과 인구증대의 요구 사이에서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는 인구문제에 대한 유연한 인식과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한 때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출산장려정책과 인구 유치방식에만 집착하지 말고 현대인의 생활방식을 이해하고 현실적인 답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자크 아탈리는 현대인의 특징을 디지털 노마드로 규정했다.
농경사회 정주민의 삶에서 지식정보사회와 IT산업기반의 유목민적인 삶에 주목하라는 것이다. 우선 현대적인 의미의 인구개념부터 다시 정의해야 한다. 과거에는 인구를 특정 지역에서 거주하고 산업활동에 종사하는 정주민의 고정관념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오늘의 현대인들은 끊임없이 이동하며 특정한 곳에 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유목형 인간으로 변해 왔다. 과거와 다르게 정주하지 않고도 교류하며 관계를 맺는 관계 인구 또는 생활인구라는 새로운 개념의 인구가 탄생한 것이다.
산업과 생산력의 변화는 인간의 삶을 엄청나게 바꿔놓았다. 5도 2촌 시대에서 최근에는 급기야 4도 3촌 시대라는 새로운 삶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재택근무와 번잡한 도시를 벗어난 워케이션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관광형 체류와 이웃 도시로의 출퇴근을 위한 통근유형의 체류자들도 늘고 있다.
관계 인구 또는 생활인구 유치에 주목하고 대책을 세워 추진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 주변에는 특정 지역에 거주하지 않으면서도 끊임없이 관계를 맺고 경제나 문화적인 소비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흘을 도시에서 살다가 사흘을 지역에서 살며 소비한다면 굳이 주민등록의 이전이 무슨 대수란 말인가? 고향사랑기부제는 이러한 환경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관심과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더 이상 고전적인 인구 유치는 이미 이룰 수 없는 낡은 발상일 뿐이며 이루어질 수 없는 비현실적 집착이 되어버렸다. 우리 지역은 관계 인구를 유치하는데 다른 지역보다 우수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노마드에게 빠르다는 것은 가장 큰 무기다. 우선 지리적으로 거대도시와 십분 거리에 존재하며 도시민이 선호하는 자연 자원을 갖추고 있다. 먼저 관계 인구가 될 수 있는 잠재적인 대상을 발굴, 안내, 지원하는 인력과 전담 조직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하자.
경치 좋고 피톤치드가 뿜어져 나오는 산림 속에 스마트한 사무기기와 휴양시설이 복합적으로 갖춰진 근사한 워케이션센터를 제공하는 것도 좋겠다. 폐허로 남아있는 빈집을 수리하여 주말별장으로 빌려주면 어떨까? 그 댓가로 임차인에게 일정액의 지역 소비를 유도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문화시설을 조성하고 친근감을 심어주어 잠재적인 예비주민을 만드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다만 지역에 정착하는 것을 조건부로 강제하는 것은 경계할 일이다. 인구문제는 하루아침에 해결될 일이 아니다.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유연하고 탄력적인 사고와 실천으로 접근한다면 반드시 그 댓가가 돌아올 것이다. 우리 지역의 신개념 인구정책을 기대한다.
<기고 : 문행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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