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 연인 느티나무
김지유입력 : 2021. 11. 02(화) 20:09
해질녘에 만난 연인느티나무
한 400여년 동안 세상살이 함께 바라보고
마주 서 있다보니
뿌리는 진작 얽히고 섥혀 한 뿌리가 된 지 오래
나무 밑동까지 구분이 사라져
이제는 둘이면서도 하나다.
사람들은 보기 좋아 '연인느티나무'라 부르게 됐다.
느티나무를 가만히 바라보니
세상풍파에 주름진 인자한 노인네 얼굴도 있고
고깽이 내려놓고 곯아떨어진 고단한 노동자의 몸덩어리도 있고
갓난아기가 엄마의 젓무덤에 얼굴 박고 있는 뒤통수도 보이고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기 폭 안아든 젊은 엄마의 자애로운 얼굴도 보이고
연인느티나무가 살며시 노을빛 미소를 짓는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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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400여년 동안 세상살이 함께 바라보고
마주 서 있다보니
뿌리는 진작 얽히고 섥혀 한 뿌리가 된 지 오래
나무 밑동까지 구분이 사라져
이제는 둘이면서도 하나다.
사람들은 보기 좋아 '연인느티나무'라 부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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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를 가만히 바라보니
세상풍파에 주름진 인자한 노인네 얼굴도 있고
고깽이 내려놓고 곯아떨어진 고단한 노동자의 몸덩어리도 있고
갓난아기가 엄마의 젓무덤에 얼굴 박고 있는 뒤통수도 보이고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기 폭 안아든 젊은 엄마의 자애로운 얼굴도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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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느티나무가 살며시 노을빛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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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