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테이블 위, 커피 향기가 피어난다. 이제 기다림은 끝났고, 자리에 앉은 이들의 대화가 이어진다. 서로 마주 본 채 나누는 말과 눈빛은, 커피 맛 처럼 가볍게 흩어지면서도 오래 머문다.

붉은 입술의 형상은 웃음으로 번지고, 잔을 드는 손끝마다 은근한 리듬이 깃든다. 리듬은 삶의 무게를 덜어내고, 마음을 한층 부드럽게 풀어낸다.

청록과 오렌지빛의 배경은 순간을 감싸며, 대화의 울림을 더욱 깊고 품격 있게 만들어낸다.
자리는 단순히 말을 주고받는 공간이 아니다. 그것은 서로의 내면을 살며시 비추는 거울이자, 삶의 서사를 함께 엮어내는 공간이다.

작은 웃음 하나, 진중한 고백 한 마디가 이 자리에서 빛이 되고, 또다시 오래 기억될 이야기가 된다.

세 잔의 커피는 말한다.
우리가 지금 나누는 이 순간이야말로,
삶이 가장 아름답게 피어나는 만남의 장면이라고.

한광용
화순저널 논설위원
전남대학교치과병원 아트스페이스갤러리 디렉터
화순군립요양병원 서암갤러리 디렉터


일반인들이 볼 수 없는 작가명이 암호화되어 그림 속에 삽입되었음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