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단재학술상을 수상하다
『박현채 평전』 9장 외골수 지식인, 고난 끝에 날개를 달다
화순저널입력 : 2022. 01. 21(금) 20:08
보상 바라지 않는 삶을
생활신조 삼아



박현채는 『민족경제론』으로 제2회 단재학술상을 수상한다. 한길사가 주관한 것으로, 단재 신채호 선생을 기리는 상이다. 이해는 단재가 뤼순〔旅順〕 감옥에서 옥사한 지 60년이 되는 해였다. 친일파를 기리는 각종 상과 장학회, 기념관은 많아도 독립운동가를 선양하는 경우는 드문 현실에서 이런 상의 제정은 반가운 일이었다. 박현채의 사상이 단재의 민족 사상과 잘 어울린다는 평도 뒤따랐다.

서울 출판문화회관 강당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박현채는 1948년에 어떤 선배가 한 말이라며 “섣부른 창작보다는 고전의 해석에 충실한 자가 되려는 노력이 보다 큰 창조를 가져올 것이다”라는 말로 수상소감을 시작했다. 또한 그는 “역사에 충실한 삶이란 오늘에 있어 보상받지 아니하고, 오늘에 있어 보상받길 원하지 않는 삶”이라며 이를 오래도록 자신의 생활신조로 삼고 있었다고 밝혔다. 현실에서 보상받지 않고 이를 원치 않는 삶, 바로 자신의 생애이기도 했다. 이어서 박현채는 이런 소감도 밝혔다.

나는 오늘의 수상을 나 자신의 경제학 연구에 대한 업적 그 자체에 대한 평가보다는 그와 같은 연구 결과를 평가하게 하는 역사적 상황 진전에 보다 큰 의미를 부여합니다. 저의 경제학 연구에 있어서 더할 것 없는 성과는, 주관적으로 역사 앞에 충실한 삶을 다짐하면서 역사적 요구가 있는 곳에 참여한다는 원칙 위에 선 소신입니다. 민족경제론이라고 불리는 이론적 체계는 그런 의미에서 처음부터 의도된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다양한 현상의 사회적 실천상의 요구에 따른 보다 정확한 인식을 위한 계속적 노력의 입안으로 제기된 것입니다. 곧 민족경제론은 식민지 종속이론에서 비롯된 한국 자본주의의 식민지 상황과 오늘에 있어 반식민지적 상황을 한국 민족주의의 역사적 과제의 실현이라는 사회적 실천상의 요구에서 설명, 그것을 답하기 위한 노력에 의해 제기되었습니다.

- 박현채, 「제2회 단재상 시상식 수상소감」, 『박현채 전집』 7, 해밀, 2006, 336~337쪽


단재상은 그가 사회에 나와서 처음으로 받는 상이었다. 시대와 불화하면서 타협을 모르는 외골수의 삶, 서리서리 한도 많고 시련도 많았다. 출판사가 주는 상 하나, 상금 몇 푼으로 보상받기는 어려운 것이었으나, 감회는 남달랐을 것이다. 단재 선생을 오래전부터 사숙해온 터였기에 더욱 그러했으리라. 다음 날에는 상금으로 온 가족과 모처럼 푸짐한 외식도 즐겼다.
화순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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