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고양이는 왜 풀을 먹고 있을까요? ‘비타민 등 부족한 영양소를 챙기기 위해서다’, ‘변비 때문이다’, ‘지루하기 때문이다’, ‘강박증으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등 여러 가지 가설이 있었습니다.

몇 년 전 세계응용행동학 연례 회의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풀을 뜯어 먹는 행위는 고양이과의 조상으로부터 내려온 것이라고 합니다. 장내 기생충을 퇴치하는 전통적인 방식이었던 것이죠. 잔디를 먹어 소화관의 근육 활동을 증가시키고, 원하지 않는 내용물을 강제로 배출시킨다고 합니다. 집에서 키우는 대부분의 고양이는 스스로 기생충을 치료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기왕이면 살충제나 오염물질이 없는 실내에서 자란 잔디를 제공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키우는 보호자 대부분은 캣 그라스(Cat grass)에 대해 알고 있지만, 모르는 사람이 듣는다면 ‘고양이는 분명 육식동물인데, 무슨 고양이 풀 뜯어먹는 소리냐’고 할 수도 있죠. 캣 그라스는 고양이가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좋아하는 풀인데, 쉽게 구할 수 있는 귀리나 보리, 밀 등을 키운 부드러운 어린싹을 말합니다. 또한 캣닢(Catnip)이라고 하는 허브 식물도 고양이가 상당히 좋아하는 것 중 하나이지요.

사람들은 누가 실없는 얘기를 하면 ‘강아지 풀 뜯는 소리 한다’고 하지요. 고양이나 개에게는 다 이유가 있는 행동입니다.


문정기
도곡면 천암리 출생
화순저널 고문
공학박사
현 만안연구소 소장,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