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에나멜'하면 기억 나실런지 모르겠어요. 인체에서 가장 단단한 조직으로 치아의 껍질을 그렇게 부릅니다. 하루에 수천 번 이상, 1000뉴톤 이상의 힘을 받으면서도 죽을 때까지 까딱없이 이빨을 보호하는 조직입니다. 피가 통하지 않고 재생도 안 되고..

그런데 저는 미국 위스콘신대학의 푸파 길버트팀의 연구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법랑질의 결정구조입니다. 머리카락 수천 분의 일 크기인 나노입자가 가지런하지 않고 매우 불규칙하게 흐트러져 있다는 점입니다. 상식을 뒤엎는 결과이지요. 이 구조가 더 단단하고 깨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이런 초미세구조를 직접 볼 수 있는 기술이 없었지만 지금은 사진의 편광의존 이미징 대비기술(PIC)이라는 기법 덕분입니다.

치아 법랑질의 나노구조에 대한 새로운 최초의 발견은 인체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이 왜 그렇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탄력이 있는지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아시겠지만 치아 법랑질은 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살아있는 조직이 아닙니다. 치아 내부의 다른 조직을 감싸고 보호하는 이 치아의 바깥 층은 우리가 어릴 때 형성되며 일단 치아가 발달하면 자연적으로 자가 수리하거나 다시 자라는 능력이 없습니다. 한번 망가지면 끝이라니 아껴쓰는 수 밖에요. jgm

문정기
도곡면 천암리 출생
화순저널 고문
박사 기술사, 한국기계연구원, 광주테크노파크원장, 국가과학기술위원(장관급),
조선대 메카트로닉스과 교수, 현 만안연구소 소장,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