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의 약속’ 국가 폭력의 아픔, 절망, 치유의 노래로 승화
관객들, 광주 해방구 되자, 박수와 환호, 등장인물들 쓰러지자 눈물바다
관람객 A씨,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얻은 민주주의 잊지 말아야...
이세상 총감독, 수많은 억울한 죽음들 파헤쳐 대한민국 부끄럽지 않은 나라 됐으면
김지유입력 : 2022. 12. 01(목) 07:02
화순 하니움 적벽홀에서 펼쳐진 5·18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공연 '어느 봄날의 약속'에서 광주시민이 계엄군을 몰아내고 맞이한 해방구에서 환호를 하고 있는 한 장면
11월 마지막 날인 30일, 5·18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공연 “어느 봄날의 약속”이 하니움 문화스포츠센터 적벽실에서 연속 2회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서 펼쳐졌다.

이날 2회째 공연을 축하하고 관람하기 위해 신정훈 국회의원을 대신해 주향득 여사가 방문했으며, 조명순 군의원, 노종진 능주농협 조합장, 화순문화원 김형래 원장, 지영희 사무국장 등 각 기관단체장들과 회원들, 화순군청 임·직원, 화순지역 주민들이 가족 또는 지인들과 함께 공연장을 찾아 관람했다.
'어느 봄날의 약속' 공연장을 찾은 관람객들
공연 전, 이세상 총감독이 관객들에게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어느 봄날의 약속’은 70여 분간 공연됐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의 사망으로 정국이 혼란스런 가운데 민주화의 열망이 거세지는 것을 전두환이 이끈 신군부세력이 제압하기 시작, 1980년 5월 17일 자정에 전국적으로 비상계엄령을 공포한다.

5월 18일, 민주화 열망이 뜨거웠던 전라도 광주로 투입된 공수부대와 계엄군은 무차별적으로 광주시민을 진압한다. 광주는 과격한 폭력과 잔악한 살상의 현장으로 변해갔다.

이때 광주양림교회 전도사였던 문운동은 연인 이일순에게 청혼을 하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지만 광주의 상황이 갈수록 악화돼 시민군에 합류한다.

문운동과 시민군들이 계엄군을 몰아낸 짧은 기간, 광주는 해방구가 되고 온 시민들이 기쁨을 나누는 장면에서 관객들이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계엄군이 철수하자 광주시민들은 전남도청을 근거지로 시가전을 준비하며 화순탄광에서 가져온 다이너마이트를 도청 지하실에 옮겨 놓는다.

광주 외곽으로 물러난 계엄군이 무기를 반납하라고 압박을 가해오자 수습대책위와 시민군들은 술렁이기 시작한다. 계엄군을 불신하고 두려워한 결사항쟁파와 어린 학생 등 한 명이라도 살리고자 했던 온건파인 무기회수파의 갈등과 고민이 커져간다...
이 공연 장면에서는 탤런트 홍순창 씨와 전인택 씨가 출연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그러다... 마지막 결전지에서 문운동 전도사, 고등학생 안종팔, 구두닦이 신재수 등 많은 시민군들이 계엄군이 쏜 총에 맞고 죽어간다....

안종팔의 어머니 김경숙이 죽은 아들을 붙들고 오열하는 장면에서 관객들은 같이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다...

화순이 고향인 이세상(본명 이지현) 총감독은 2회째 공연을 마친 후 “이 연극에 나온 안종팔, 문운동, 고아 출신 구두닦이 등은 모두 그때 돌아가셨고, 유일하게 살아남아 지금 나주에 살고 있는 박선조라는 사람의 실화이다. 지금도 유골을 찾지 못한 분들도 있다. 수많은 억울한 죽음들을 파헤쳐서 대한민국이 부끄럽지 않은 나라가 됐으면 한다”고 마무리 인사를 했다.

연극을 관람한 주민 A씨는 “이런 아픈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되고 자라나는 학생들이 몰라서도 안 된다.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우리나라가 민주화됐다. 이렇게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작품을 더 많은 사람들이, 특히 중·고등학생들이 꼭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공연이 끝난 후, 공연장을 찾은 관람객들과 이세상 총감독, 주향득 여사, 조명순 군의원이 배우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세상 총감독은 240회째 화순 공연을 마친 후 “5·18의 전국화를 위해 국비를 마련해주신 신정훈 의원님께 감사드리며 뜻을 함께해주신 화순군과 화순교육지원청의 사랑 잊지 않겠다. 특히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공연장을 찾아주신 초등학생을 비롯한 관객분들께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화순은 역사 문화의 보고이니 자긍심을 갖기를 희망한다. 나주공연은 12월 27일 저녁 7시 나주문화예술회관에서 있을 예정이다.”고 전했다.

화순 청풍 출신 이세상(본명 이지현) 씨는 80년 5월을 겪기 전에는 평범한 청년이었다. 당시 서울에서 건실하게 일상을 영위하던 그는 폭도들이 날뛴다는 광주의 소식을 듣고 광주의 상황을 직접 보고 판단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광주로 내려왔다. 그가 본 광주는 처참했다. 계엄군에서 짓밟힌 시민들, 처참한 몰골의 주검들을 목도했다.

이세상 감독은 그때 당시 전남도청에서 주검을 수습하는 일을 도왔다. 이때부터 그의 삶은 이전의 삶과 완전히 달라졌다. 5·18부상자동지회 초대 회장을 맡았고 85년 5월 서울대 아크로폴리스광장에서 5·18의 숨겨진 실상들을 알렸다. 88년 ‘5공 청문회’ 때는 안대를 쓴 채 증언을 했다.

그리고 현재까지 240회째 공연을 펼치고 있으며, 전국의 대학과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증언과 강연, 공연을 하며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널리 알리고 있다.
애꾸눈 광대, 이세상 총감독

김지유

hsjn2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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