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역사강좌'의 첫 연사로 초청되어 강연하다
『박현채 평전』 7장 왕성한 저술 활동으로 이론을 펼치다
화순저널입력 : 2021. 12. 10(금) 22:45
‘한길역사강좌’의 인기 강사로
자리매김하다



도서출판 한길사는 5공 체계에서 여러 책들이 판매 금지 처분을 당하자, 1985년 가을에 ‘한길역사광좌’를 개설했다. 주로 자사의 저자나 비판적 지식인들을 불러 강좌를 연 후 그 내용을 책으로 펴냈다.

박현채는 ‘한길역사강좌’의 첫 연사로 초청되어 ‘민족운동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 한길사 강당에서 열린 강좌에는 많은 시민과 학생들이 참석했다. 김언호는 “한길역사강좌와 한길역사기행은 개인적 삶과 사회적 삶, 민족적 삶을 아울러 생각하는 우리 모두의 만남과 참여에 의해 이루어지고 가능하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통상적으로 이 강좌는 1시간가량 연사가 주제를 발표하고, 1시간 정도 참석자들과 토론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박현채는 어느 연사 못지않게 청중의 환영을 받았다. 그의 기구한 생애와 올곧게 살아온 삶의 궤적이 함께하여 이러한 평가를 끌어낸 것이었다.

강연이 끝나고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박현채는 ‘민중적 민족주의의 취약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민중이 처한 조건으로 보면 여러 가지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가능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 문제이지만 민중과 더불어 통일을 소망하는 사람들이 민중으로 하여금 올바른 위치를 찾게 한다면 통일에 대한 자생적 힘이 주어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후 박현채는 두 번 더 ‘한길역사강좌’의 연사로 나서서 ‘한국 자본주의와 민족 자본’, 그리고 ‘일제 식민지시대의 민족운동’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특히 후자의 강연에서 그는 민족경제에서 민중문화를 거쳐 민족운동으로 자신의 연구 영역을 넓히면서 전방위적인 지식의 통섭을 보여주었다. 사실 ‘민족운동’이라는 주제는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소싯적부터 민족운동에 직접 참여하고, 기회가 되면 늘 그에 관한 책을 읽고 자료를 모아온 터였다.

한편 박현채는 줄기차게 자본주의의 문제점과 위기를 점검하면서, 1983년에는 도서출판 학민사에서 『논쟁─전후 자본주의의 재검토』라는 책을 편역했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활력에 넘치던 시점에, 그는 이미 자본주의 체제 내의 검은 그림자를 발견하고 국제적으로 저명한 전문가들의 글을 모은 것이다. 박현채는 이 책에 대해 국가독점자본주의에 대한 평가를 둘러싸고 발표된 논문들을 묶었다고 말하면서, 경제 문제만이 아니라 광범위한 ‘우리의 문제’를 제대로 보기 위해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현채는 이 책에 실린 자신의 논문에서 스태그플레이션과 함께 국가독점자본주의의 한계가 드러난 상황에서 1973년의 석유 파동, 1974~1975년의 공황 이우 장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이끌어낸다.

확실히 전후 세계 자본주의를 지탱해온 기구로서의 IMF-GATT 체제나 정책으로서의 국가독점자본주의는 파산했다. 그러나 이것에 대체되는 새로운 질서의 수립, 그리고 질서에서의 수립을 위한 노력은 미미한 것으로 되고 있다. 여기에 우리는 전후 세계 자본주의에서 구조적 불안정기가 갖는 의미를 따지면서, 경제적 민족주의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역사적 상황에서, 국가독점자본주의를 둘러싼 논의가 오늘에 갖는 의미와 함께 세계 자본주의의 재생산 기구 속에 그간의 경제 시장의 결과 때문에 깊숙이 편입된 한국 자본주의의 내일에 대한 전망을 하게 된다.

- 박현채 편역, 『논쟁─전후 자본주의의 재검토』, 학민사, 1984, 2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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