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의 궁극적인 목표는 ‘주민이 주인이 되는 마을’을 실현하는 데 있다. 화순 주민자치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 역시 여기에 있다. 공동체는 단지 거주를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함께 개선점을 찾아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서 비로소 진정한 공동체로 거듭난다.

필자는 화순의 하천 산책로를 자주 찾는다. 이 산책로에서 변화를 목격해왔다. 예전의 단순한 하천이 이제는 생태계가 살아 숨 쉬고, 계절마다 꽃이 피는 아름다운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벌고천과 화순천이 만나는 지점에는 습지가 조성되어 철새들이 모여들고, 태양열 가로등은 친환경적이면서도 안전한 야간 산책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야간의 빛의 분수쇼, 버스킹 공연, 간식 푸드존은 지역민과 방문객에게 새로운 문화적 즐거움을 선사하고, 인근 하니움 문화복합공간은 체육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주민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 모든 변화의 근간은 무엇인가? 바로 주민 스스로의 참여와 소통이다. 누군가의 일방적인 계획이나 상명하달식 지시는 주민 자치를 약화시킨다.

화순이 진정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민의 의견이 존중되고, 이를 바탕으로 공동의 결정을 내리며 실행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은 주민 모두의 자긍심이 되고, 자발적인 유지와 개선의 동력이 된다.

지방자치는 단지 행정조직의 분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사는 마을, 내가 가꾸는 마을’이라는 주인의식에서 출발한다. 행정은 주민의 뜻을 뒷받침하고, 주민은 행정의 추진력을 이끄는 견인차가 되어야 한다. 이 상호작용이 제대로 작동할 때, 화순은 모두가 바라는 이상적인 삶터로 발전할 수 있다.

공공시설 하나, 꽃길 하나, 산책로 하나에도 주민의 손길과 마음이 깃들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자치이며,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의 뿌리다.

화순 주민자치회의 주된 역할은 이러한 주민의 뜻을 모으고, 연결하며, 실행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주민자치회는 더욱 소통하고, 협력하며, ‘주민이 주인이 되는 화순’을 함께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한광용
화순저널 논설위원
전남대학교치과병원 아트스페이스갤러리 디렉터
화순군립요양병원 서암갤러리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