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사람들 칼럼> 사람에 대한 예의
화순저널입력 : 2024. 12. 31(화) 11:27
김성인 화순사람들협동조합 추진위원장.
세밑에 정말 믿을 수 없는 엄청난 사고가 터졌다.

지난 12월 29일, 태국 방콕에서 무안공항으로 날아온 비행기가 착륙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추락하고, 이로 인해 179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희생되는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듣도 보도 못한, 현직 대통령이 수괴가 되어 벌인 내란사건으로 온 나라가 뒤숭숭하고, 여·야 대립과 갈등이 극에 달하고, 환율이 폭등하는 등 모든 분야에서 불안이 급격히 커지는 상황에서 대형 참사까지 겹치다니 그저 정신이 아득하고 슬프다.

하필 화순군청 직원과 퇴직공직자, 관내 모 고등학교 학생 형제 등 우리 군에서 이번 비행기 사고로 많이 희생되어 더욱 안타깝다.

몇 년 전 전남교육청에서 같이 근무했던 젊고 유능한 사무관 두 분이 포함되어 있어서 마음이 너무 아프고 슬프다. 일머리도 야물고, 품성도 훌륭하여, 장차 촉망받는 공직자들이 되리라 기대했는데 순식간의 사고로 불귀의 객이 되어버리다니 그저 마음이 먹먹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

대통령 권한대행은 2025년 1월 4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선포하고 사고가 발생한 무안군을 ‘재난지역’으로 선포하였다. 여·야 지도부도 사고현장을 방문하고, ‘사고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안전대책 강구’를 약속하고 있다.

세월호 사태나 이태원 참사에서처럼 정부, 여당이 늑장대응이나 책임회피 등 행태를 보이지 않고, 비교적 발 빠르게 희생자들과 가족들을 위한 대책을 강구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그런데 정치권 한쪽에서는 은근히 이 사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듯한 모습이 또 보여서 우리를 허탈하게 하고 있다. 절체절명의 내란 상황에서 ‘정쟁 중단’ 운운하며 내란세력을 비호하는 얍삽한 속내를 드러내는 자들과 세력이 그들이다.

한심하고 가관인 것은 참담한 사고가 발생한 지난 29일 한강에서 불꽃쇼를 벌인 자들이다. 서울시가 주관한 ‘2024한강페스티벌’ 중 ‘선상 불꽃쇼’라는데 폭죽을 터트리며 비극적인 사고도 아랑곳하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이를 즐겼다는 것이다.

마땅히 같이 아파하고 눈물 흘리지는 못할망정, ‘예정된 행사이니까 허가’해 줘도 되고, 참여해서 떠들고 놀아도 된다는 자들이 과연 정상적인 사람들일까?

논란이 일자 이를 허가해 준 서울시는 민간업자의 행사라며 발뺌을 하고, 해당 업체도 늦게 사과의 입장을 내놨다고는 하지만, 이런 행사에 참여한 수백, 수천의 인간들이 있다는 것은 우리를 슬프고 분노케 한다.

지금 이런 때 희생자와 유족에게, 슬픔에 빠져있는 국민에게, 가장 큰 위로와 격려는 입에 발린 위로와 정치적 수사나 돈 몇 푼이 아니라, 신속하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대책 마련이다.

이래저래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다시 헌법과 법치가 살아나고, 상식이 숨 쉬는 나라로 하루빨리 복귀시키는 것이 가장 선결적으로 해야 할 일임을 모두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삼가, 뜻하지 않는 참사로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과 영면을 빌며, 사람에 대한 예의가 있는 나라를 소망한다.

김성인
농민
화순사람들협동조합 추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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