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는 것, 즉 현대 과학이 밝혀낸 것은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것에 비해 정말 티끌 만큼에 불과하지요. 시베리아에서 호주까지 15,000km를 나는 철새는, 우리나라에 아프리카까지 10,000km를 나는 뻐꾸기는 어떻게 제자리를 찾아갈까? 어디서 자고 무얼 먹으며 갈까, 미스터리 천지입니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개가 자장(磁場)을 이용해 움직인다고 합니다. 정말 놀랍지요? 체코의 과학자들은 개가 북-남 축을 따라 배변하고 소변을 보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자신의 센서로 지구의 자기장을 감지 할 수 있음을 나타냅니다.

개들이 어떻게,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 이를 감지하고 이용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자기감각 이라고 알려진 이 숨겨진 감각이 새, 도롱뇽, 개구리 등 다른 많은 동물과 마찬가지로 개에게도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과학자들은 개의 몸에 장착한 위성 GPS 데이터와 액션 캠의 비디오 기록을 사용하여 귀환실험을 했지요. 개들이 주인이 서있는 곳과 상관없이 남북 축을 따라 약 20m를 달리다가 주인에게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것이 개가 달려가기 전에 자기 센서를 작동시키는 방법일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흔히 냄새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전혀 아니었지요.

제 부전공인 계측공학에서는 이를 교정䡈正한다고 합니다. 피아노에 맞추어 악기를 조율하는 것과도 비슷한 원리입니다. 지구 자장에 따라 개가 자신의 위치센서를 교정한다는 것입니다.

자기감각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종에 존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심지어 우리 자신에게 숨어 있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이러한 동물의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요? 이 연구는 2007년도 eLife에 게재되었습니다.





문정기
도곡면 천암리 출생
화순저널 고문
공학박사
현 만안연구소 소장, (사)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