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된 지역의 정치가 변화되어야 활력있는 지방자치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수준이 다른 행정서비스도 주민들에게 제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책을 통해 던지고 싶었던 메시지는 진보당과 젊은 인재들을 많이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이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확신을 하고 연대하며 나아간다면 보다 아름다운 세상을 우리가 만들고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을 것입니다.” <안주용의 대답> 출판기념회를 열면서 가진 ‘저자 발언 및 토크콘서트’에서 받은 질문에 대답한 것이다.

진보는 바람직한 목표를 향한 운동이나 좋게 받아들여지는 발전이나 전진을 뜻한다. 책에서는 진보당을 ‘국민에게 살맛 나게 해주는 정당’이라고 표현했다. 그동안 살아온 안 후보의 삶을 책 한 권으로 담기에는 지면이 부족하지 않았을까 싶다. 살아온 시대가 그랬고, 그 안에 있는 많은 사연은 마치 잠들어 있던 용이 꿈틀거리는 듯한 이야기들이었다.

에필로그 : 그가 뛰는 이유 <안주용의 대답> 중에서

▲인간 안주용, 그가 뛰는 이유

진보당 당력을 모으며 대전환 시기를 준비할 즈음 '10년 진보집권전략'을 세운 그는 “우리 당이 집권하는 꼴을 보려면 오래 살아야 한다.”며 매일 달리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한 달리기는 하루하루 찍은 점이 모여 10Km도 거뜬히 달릴 수 있는 선이 되었다.

▲청년 안주용, 정신력 甲

눈으로 보고, 직접 겪은 <서울의 봄>

우리 민중들이 힘들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선배에게 듣자 그만 탐독의 길까지 이르게 되었다는 안 후보. 소위 불온서적(不穩書籍)이라 불리는 책을 읽고, 토론하고, 발제하다, 광주(光州) 이야기와 전두환의 만행까지 알게 되었단다.

급기야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 가게 되었다.

뉴스에서만 보던 곳을 직접 가게 될 줄이야.
“내가 박종철이 될 수 있었겠구나.” 이미 짜인 각본에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 가입 죄목으로 구속에 이르게 되었다.

복학생 안주용, ‘농민운동’의 길에 들어서다.

집회가 있던 날, 불심검문에 걸리게 되었다. 가방 속에서는 경찰들이 보아서는 아니 될 문서들이 빼곡했다. 여기서 자백하면 후배들에게 좋지 않겠다 싶어 결국….

최고의 정신력을 무장하도록 돕는 ‘냉수마찰’

결국 두 번째 구속. 청년 시절, 한겨울 몸과 정신이 맑아져 삶이 힘들 때 붙잡아주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북콘서트 중 신혜빈 아나운서의 말에 답변 중인 모습

가족관계는 2남 4녀 중 막내. 네 명의 누나를 모두 대학까지 교육한 부모님

성인지(性認知)는 성별 차로 인한 일상생활 속 차별과 불균형을 인지하는 것을 말한다. 안 후보가 자랐던 그 시절을 떠올리자면, 귀남이와 후남이 이야기가 떠오른다. MBC 드라마 <아들과 딸>이 딱 맞지 싶다.

그 이후에 태어난 나는 드라마를 통해 어린 시절 실로 충격이 아닐 수가 없었다. 나도 ‘저 시절에 태어났으면 저랬겠구나.’ 싶어 눈물 훌쩍이며 부모님과 드라마를 본 기억이 난다.

4명의 누나를 모두 뒷바라지한 어머니 영향인지 안 후보는 여성의 상황을 대변하며 살아왔다.

그래피티 니팅 : Graffiti(공공장소에 하는 낙서)와 Knitting(뜨개질)의 결합 ⓒ우리 동네 예쁘게 만들기 봉사단

▲비정규직 노동자 처우에 관한 이야기

지난해 후반기, 뜨거운 감자 중 하나는 노동자들의 삶이 아닐까 한다. 공장에서 빵을 만들다 목숨을 앗아간 사건 사고. 연일 학교급식 노동자들의 문제가 불거져 나오기도 했다. 그들은 모두 소수였고, 약자였다.

책에 나온 학교급식 노동자 백진희 님의 말이다.

“전라남도의 경우는 타 지역과 다르게 급식실에서 김치를 담가야 한다. 학생 전체가 1년을 먹는 양이다. 김치를 담그는 일이 얼마나 큰일인지 대한민국 아줌마들은 다 안다. 게다가 급식노동자 중에는 이주여성이 많다. 그러니 김치 담그는 일은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차라리 전라남도에 김치공장을 세우면 일자리도 늘어나고 급식노동자의 업무량도 줄일 수 있겠는데 말이다. 예산이 없는 것도 아니고, 오랫동안 요구해온 문제인데 들어주지 않는다. 그들의 논리는 하나를 들어주면 또 다른 것을 요구할 거라서 못 들어준다는 거다.”

하교한 아이가 하루 생활 이약이약을 풀어헤친다. 종종 우리 동네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일어난 일에 대해 어른들로서 어쩔 수 없었던 사연까지. 그러면서 ‘더 좋은 방법은 없었을까.’라며 깊이 있게 대화를 나눴다.

어느 부분을 읽고 있었냐며 묻길래, 앞에 인용되었던 글을 풀어 이야기체로 풀어 설명해주었다. 김장 때면 온 가족이 힘쓰기에 밥상에 올라오는 김치의 소중함을 1년에 한 번씩 체감하곤 한다.

“엄마, 급식 때 감사한 마음으로 먹어야겠는걸요. 준비하시는 분들의 수고가 그렇게 큰 줄 몰랐어요.”라고 대답해주었다.

식물을 사랑하고, 농민을 사랑하고, 약자를 이해하며, 막걸리와 쌉싸래한 홍어의 참맛을 아는 사람, 인간 안주용.

책에서는 다양한 시선 중 안 후보를 이렇게 표현하였다.

“그는 서울 사람이면서 청년 시절에 나주로 귀촌해서 농촌의 밑바닥에서부터 잔뼈가 굵어 온 사람이다. 농민들 대부분이 그렇듯 자신이 재배하는 작물들에 애정을 기울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본다. 안주용 후보는 분명 식물들과 교감하며 소통할 줄 아는 사람일 것이다.”

“나주 사람 아니었냐며.”

서울에 살았던 이야기, 학교생활을 떠올리면 주위 사람들이 의아해한다고 한다. 그가 어떤 삶을 살았고, 앞으로 꿈꾸는 삶이 어떨지 궁금한 이들에게 책을 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과거의 일을 영상이나 글로 간접체험을 통해 거슬러 올라간다. 평소 관심 있던 역사나 최근에 본 <서울의 봄>, <태백산맥>이 아니었다면 몰랐을 성싶다.

조정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은 소작농의 노곤함과 한 맺힌 절규가 담겨있기도 하다. 동학농민운동 그때부터 해결되지 못한 빈익빈부익부(貧益貧富益富)가 지속되고 있는지도.

<안주용의 대답>은 24명(나주와 화순 주민)이 안 후보를 바라보는 시선을, 글로 담았다. 지역사회에 바라는 각자의 염원과 앞으로 미래사회를 꿈꾸는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책을 덮을 즈음, 이제는 그 잠룡(潛龍)이 비룡(飛龍)이 되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출판기념회 때 함께 외친 것처럼, 안주용! 때가 왔다.

방방곡곡 김민지 문화평론가
* 네이버 블로그(mjmisskorea) ‘애정이 넘치는 민지씨’에서도 볼 수 있다.
* 방방곡곡은 다양한 책과 문화 속으로 떠나는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