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제22대 나주·화순지역 국회의원 출마예정자인 구충곤 전 화순군수의 출판기념회가 있었다.

본지 화순저널 8일자 정치면 출판기념회 기사에 의하면 그는, “나주와 화순은 정말 좋은 문화유산이 많기 때문에 콘텐츠만 잘 발굴한다면 엄청난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지혜를 모아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직접 배낭을 메고 역사 문화유산의 내면적 숨결을 더듬으며 58곳을 찾아다녔다. 문화적 안목으로 나주와 화순을 다시 보았다. 지역의 콘텐츠를 발굴하고, 로컬브랜드를 창출하자는 제안을 위해 책을 쓰게 되었다.”

관광은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로 부상 되고 있다. 문화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문화 기술산업이 사회와 경제를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 문화유산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한 사례들은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전남 영광의 <굴비 이자겸>의 만화 제작, 경북 안동 하회마을 <유교포털-유교 넷 https://www.ugyo.net>이 그 예다.

<나주와 화순의 희망찬 내일, 문화에서 길을 찾다>는 2013년 <남도 역사문화 기행>, 2018년 <호남, 새로운 천년을 열자>에 이은 그의 세 번째 저작물이다. 이번 책은 나주와 화순지역 문화유산의 내면적 숨결을 더듬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는 데 있다.

천년의 도시 목사골 ‘나주’ : 옛 나주역, 금성관, 호남 최초의 의병장 김천일 ⓒ사진제공=나주시청 홈페이지

책 내용은 글의 성격에 따라 총 2장 10부로 구성되었으며, 나주와 화순의 대표적인 장소를 설명했다. 그중 몇 곳을 살펴보면. 옛 나주역은 광주 학생 독립운동의 진원지로 전라남도 기념물 제183호로 지정됐다. 일제강점기에 전개된 3대 독립운동의 하나로 평가될 만큼 가장 크게 전국으로 확산한 대중운동이었다. 학생 독립운동의 주체는 학생이었지만, 학내 문제에 그치지 않고 식민지 교육과 일제 식민지 통치, 민족해방 등을 제기한 총체적 민족운동이었다.

금성관(錦城館)은 보물 제2037호로 지정됐다. 일제강점기 때 조선의 관청들을 없애려는 식민정책에 따라 많은 객사(客使)가 그 지위를 잃었는데, 1919년 나주군청으로 사용되는 바람에 철거되지 않고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 1963년 보수를 거친 후 2004~2008년까지 객사 복원을 완료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김천일(金千鎰)은 1537년 1월 10일에 태어난 다음 날 바로 어머니를 잃고 6개월 후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난다. 자신을 키운 외할머니가 돌아가시자 묘 옆에 초막을 짓고 3년상을 치른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56세의 고령임에도 격문을 돌려 의병을 규합한다. 그의 구국 정신과 순절을 높이 평가해 정렬사(旌烈祠)를 세워 의병을 일으킨 음력 5월 16일 제사를 지내고 있다.

하늘이 내려준 축복의 땅 ‘화순’ : 11월 현재 1읍 12개 면 조직을 갖추고 있다.

모후산(母后山)은 고려 공민왕이 감동한 넉넉한 산세이며, 2023년 전라남도 <가을철 걷고 싶은 숲길>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6·25 전쟁 당시 빨치산 전남도당이 유마사에 은거하며 모후산과 백아산을 연계하며 활동했다. 주변 볼거리는 유마사와 물염적벽, 백민미술관 오지호 생가와 오지호 기념관, 한천농악 전수관, 사평 폭포와 휴양림 등이 있다.

화순탄광의 문을 연 박현경은 그 시절 아무도 손대지 않았던 탄광업에 뛰어들어 현실적인 어려움, 갖은 회유와 협박 속에서도 광양의 금광과 목포의 고령토와 함께 전남 광업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했다. 화순탄광은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끈 곳이기도 하다. 1905년 개광(開鑛)하여 2023년 6월 30일 118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이세종은 화순군 도암면 등광리에서 태어나 1939년 일제의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화학산으로 들어가 기거하다가 1944년 65세의 일기로 소천했다. 자신을 가리켜 이공(李空)이라고 하며 자기중심적인 모든 욕구를 비웠다. 그에게 큰 영향을 받은 사람으로는 ‘맨발의 성자’ 이현필, ‘나환우들의 아버지’ 최흥종, 그리스도 토착 사상가인 유영모가 있다.

구충곤 전 화순군수는 지자체와 관광에 관련한 사람들의 지속적인 애정 관심과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역사 왜곡이나 이벤트성 사업은 지양해야 한다고 꼬집어 역설하며 책을 마무리했다.

“나주와 화순도 문화유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미래의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선 지역을 바라보는 통시적 관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방방곡곡 김민지 문화평론가
* 네이버 블로그(mjmisskorea) ‘애정이 넘치는 민지씨’에서도 볼 수 있다.
* 방방곡곡은 다양한 책과 문화 속으로 떠나는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