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 오늘을 열다” 두 번째 인문강좌가 지난 1월 26일 능주 양복사(주지 인성스님)에서 강의실이 꽉 찬 가운데 화순사람들협동조합 준비위원회(이하 화순사람들, 준비위원장 김성인)의 주최로 진행됐다.

동학 인문강좌 강의를 맡은 박맹수 원광대 전 총장은 동학 농민 혁명을 기리는 ‘죽창가(竹槍歌)’의 가사를 비장하게 읊으며 강의를 시작했다.

이어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2023년 5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됨으로써 동학이 전 세계가 배우고 기억해야 할 가치로 인정받았다는 것을 전했다.

박맹수 원광대학교 전 총장

본 강의에서는 풀뿌리 민초들이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일으킨 혁명이 동학 농민운동이었다며, 강의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강조하고 싶은 단어 하나가 ‘민, 민, 민으로, 민에 의지하고, 민으로부터 시작해서, 민으로 귀결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그런 시대가 올 것이며, 동학이야말로 동방적 민주주의, 민주화의 원형이자, 영성적 근대화의 원조라고 했다.

그러면서 도올 김용옥 선생이 동경대전을 집필하면서 수시로 자문을 구해 와 도움을 드렸다는 것, 이 책이 4만 권이나 팔렸는데, 쌍놈들의 사상이라고 폄하 당하고 핍박당했던 동학의 경전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뜻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커다란 움직임 같은 게 형성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시민운동, 생협운동, 한살림운동, 생명운동 등에서 큰 스승으로 꼽히는 무위당 장일순 선생에 대한 일화를 소개하면서, 이분이 해외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혁명’에 대해 한 말씀 해달라는 요청에 ‘혁명은 상대방을 따뜻하게 보듬는 것’이라는 답을 해 기자들이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동학농민운동에 대해 공부하면서, 전봉준 장군이 무장봉기까지 일으킨 것도 가장 낮은 데서 신음하고 탄압받고 고생하는 민초에 대한 그 사랑, 보듬어 안은 마음이었음을 알게 됐다고 했다.

동학의 창시자 수운 최제우 선생에 대한 내용을 전하면서는, 선생이 말씀하신 ‘다시 개벽’에 대한 의미가 우주의 질서가 바뀌고 있는 새로운 시대, 그 질서에 맞게 인간의 질서도 다시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동학은 실천 종교이고 실천 사상이고 실천 운동이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삶 속에서 만들어내야 하는 일이 현 시대의 과제라고 했다.

마지막 질의와 응답에서 박맹수 전 총장은 “동학 연구 43년이다. 지금 내 안에서 전봉준 장군과 해월 최시형 선생이 만나려고 하고 있다. ‘혁명과 영성’ 이에 대한 답을 다음 강의들을 통해서 해결해 나가자.”고 했다.

질의응답을 하고 있는 박맹수 전 총장과 참석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