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가까이 하는 시기가 됐다. 입동이 지나면서 아침 저녁으로 꽤나 쌀쌀하다. 겨울은 날이 춥고 건조할 뿐 아니라 난방기구 등 화기 취급이 많아 화재 위험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화순소방서에서는 겨울의 문턱인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해 관련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방화 환경을 조성해 범시민 방화 의식을 고취시키고 성탄절·연말연시·이상기온 등 취약시기별 화재 특별 경계 근무 계획을 수립해 대형 화재를 방지한다. 또 관계기관과의 협력으로 기관별 화재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재래시장·단란주점 등 주요 다중 이용시설에 대한 불시 점검도 진행한다.

안전사고 방지는 개인의 노력에서 비롯된다. 개인의 안전이 가정과 직장의 안전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사고 없는 ‘안전한 사회’가 정착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일선 소방관서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화재 예방의 미비점은 언제나 있을 수 있다. 이는 화재 예방의 주체가 소방관서가 아닌 일반 국민이기 때문이다.

내 가정, 내 직장의 화재예방은 내 스스로 지킨다는 마음가짐과 실천만이 안전을 지키는 길이라는 점을 특히 명심해야 한다. 화재의 대부분이 실화(失火)에서 비롯된다는 걸 국민 모두가 인식하고 화기를 다룰 때는 반드시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따라서 국민이 각자 이행해야 할 사항들을 몇 가지 당부하고자 한다.

먼저 평소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전기·가스 등 화기 취급 시설 등에 대해 안전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또 건물 비상구는 유사시 생명을 지켜주는 유일한 대피로인 만큼 통행에 장애가 없도록 해야 한다.

화재는 발생 초기에 소화기 등으로 불길을 잡지 못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는데 필자는 초기 진압 가능 시간을 8분으로 본다. 그래서 소방차의 신속한 현장 출동은 필수다. 좁은 골목길에 무단 주차해 긴급 차량의 통행을 어렵게 해서는 안된다.

겨울철을 대비해 정부가 뛰어난 안전 정책을 수립하고 많은 예산·인력을 투입해도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정부의 안전정책은 ‘피로스(Pyrrhus)의 승리’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가정에서는 봄·여름·가을 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전기담요와 같은 난방 기구를 미리 꺼내 안전 점검을 해야 한다. 불특정 다수인이 출입하는 다중이용업소에서는 화재 예방 계획을 세워야 하고 이용객들의 신속한 대피를 위한 비상구 확보도 잊지 말아야 한다. 소화기를 비치해놓고 관리·점검하는 일도 중요하다.

화재 예방 문화는 시민의 안전을 책임진 소방서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물론 개개인 모두가 관심을 가지며 제 역할과 책임을 다할 때 비로소 정착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