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도 제명을 다해 살 권리가 있다(1)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모든 생명의 무게는 같다
반려동물, 살처분된 동물 천도재 지내
법일(화순 시적암주지, 전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화순저널입력 : 2022. 08. 04(목) 05:51
■ 깊게 정을 나눈 반려동물과의 슬픈 이야기

그는 초등학교 어린시절 마당에 강아지를 키웠습니다. 멀리서 꼬리치며 달려오는 너무도 귀여운 ‘메리’를 보는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메리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의 아버지께서 메리를 개장수에게 팔아버리신 것입니다. 뒤늦게 알고는 동생과 부등켜 안고 하루 종일 울었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후 한 20년쯤 지나 작고 못생긴 털 많은 강아지를 어머니가 데려와 키우기 시작했는데, 어린 시절의 큰 상처로 ‘인연을 짓는 것은 고통’이라는 생각에 그는 자신이 상처받을까 봐 의도적으로 마음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강아지 ‘복실이’는 그가 출근할 때면 매일 산동네 고개를 넘어 12분 걸리는 꼬불길을 항상 따라왔습니다. 돌을 던지며 소리를 쳐도 용케 피하고 여전히 꼬리를 흔들며 따라오는 복실이를 외면하다 7개월여 지난 어느 날, 정류장까지 따라온 복실이가 차창밖으로 멀어지며 보내는 그 애처로운 눈빛을 보고서 그제야 비로소 “내가 뭐라고, 내가 얼마나 대단한 존재이길래. 이토록 극진한 강아지의 애정을 외면하는가”하는 생각에 크게 뉘우쳤습니다.

그날 그는 집에 돌아와 ‘복실이’를 끌어 앉고 ‘정말 미안하고 미안하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못다한 사랑을 몇 배로 주겠노라 다짐했고 이후 극진하게 사랑했답니다. 그러나 불과 보름 정도 지나 어머니를 뒤쫓아 고개 넘어 버스정류장까지 따라간 우리 ‘복실이’는 달려오는 차를 피하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나이 서른에 가슴을 찢는 눈물을 흘렸고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고 합니다. 제가 한때 대표로 있던 단체에서 같이 일했던 활동가의 반려강아지에 대한 가슴 아픈 이야기입니다.

■ 애완동물 반려동물?

제가 있는 시적암에도 2마리의 백구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애완동물이라는 말을 써왔습니다. 그러나 ‘애완(Pet)'이라는 말은 ’귀여운 장난감‘이라는 뜻으로 동물을 자신의 오락을 위한 장난감 정도로 여기는 용어입니다. 이제는 사람들과 함께 짝이 되어 살아간다는 뜻으로 ’반려동물(Companion Animal)‘이라고 부릅니다. 2021년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600만 가구로 발표되었지만, 신뢰도가 높은 2020년 통계청의 조사에 의하면 2천만 가구 중에 약 313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이고, 대략 5천만 인구 중에 1500만 명이 반려동물과 살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한 자녀 가족이 늘면서 아이 없는 부부나, 형제 없이 혼자 크는 아이, 외로운 독신들이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것은 사랑의 감정을 발양하기 때문에 크게 권장되는 일입니다. 실제 사람과 달리 충성스럽고 예쁜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그들의 행동을 보는 것은 여간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활기찬 하루를 시작하는 에너지가 되기도 하고, 웃음꽃을 피우게 하며 가족 간 공통의 대화를 만들어가는 행복의 매개가 되기 때문이지요.

■ 학대받고, 버려지는 동물들

그렇다면 우리는 이에 대한 충분한 보답을 그들에게 하고 있을까요? 먹이는 일과 치우는 일, 관리하고 돌보는 일은 정말 신경이 많이 쓰이는 일입니다. 명절이나 긴 연휴 때만 되면 여지없이 버려지는 일이 급격히 증가합니다. 병들었다고, 싫증난다고, 유행이 지났다고 버립니다. 동물유기는 엄격한 범죄행위입니다.

우리나라의 동물보호법은 동물을 유기할 경우 300만 원 이하, 학대하여 죽게 하면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습니다. 실제 동물 학대는 경찰청 자료에 의하면 2011년 98건에서, 2012년 992건으로 약 10배가 늘었습니다. 그럼에도 몰래 버리는 일은 자치단체와 경찰도 어쩔 도리가 없는가 봅니다. 그래서 지자체 보호시설에서는 10일 안에 주인이 데려가지 않는 유기 동물은 안락사를 시킵니다. 이를 막으려고 기간 내에 유기동물 민간 보호소로 데려가서 입양, 기부자를 찾지만, 인력과 재정 부족 때문에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인가 봅니다.

■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아파트 단지 근처를 배회하는 수많은 고양이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먹이를 주곤 하지만, 이로 인해 고양이를 불러들인다고 이웃들과 다툼이 벌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얼마 전 새벽에 나가다 아파트 도로에 로드킬당한 고양이를 보았습니다. 잔혹한 현장이라 끔찍했지만 잘 묻어주고 장례를 치러주고 싶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법은 동물의 매립은 불법입니다. 결국 방법은 3가지입니다. 쓰레기 봉투에 넣어버리든가. 동물병원에 보내 의료페기물로 버리거나, 동물 화장장에서 화장으로 처리해야 하는데 전국적으로 화장장은 별로 없습니다.

현행법으로 동물은 유기되고, 학대되어도 처벌이 약한 것은 바로 물건으로 취급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쓰레기로 처리될 수밖에 없습니다. 2021년 7월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민법 98조 2항이 신설되었습니다. 이제 동물학대와 양육권에 대해 강화되었습니다. 동물은 <감정을 갖고 있는 존재>입니다. 물건이어서는 안 됩니다. 최근에 세계적으로 <동물권리> 개념은 갈수록 법제화되면서 보편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동물도 제명대로 살 권리가 있습니다. 동물도 인간처럼 쾌락과 고통을 느끼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고통받지 않을 권리를 갖고 있어 실험 도구, 음식 재료 등의 수단으로 쓰이는 것을 반대하는 것입니다.

자기 부모가 죽어도 저렇게 슬퍼하지 않는데 강아지 고양이가 죽는다고 슬퍼하는 것을 질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이기적인 욕심 때문에 상처를 주고 받고 때로는 변심하지만, 동물은 오로지 주인만 보며 충성하고 배신의 상처를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깊이 정이 들어 극진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제가 동물만 보호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동물을 존중하는 사회에서 인권이 더욱 존중된다는 사실이 전 세계적으로 입증되고 있습니다.

며칠 전 우리 절, 시적암은 반려동물과 살처분된 동물들을 위로하는 동물 천도재를 지냈습니다. 반려동물을 잃고 슬퍼하는 분들이 참여하여 함께 슬픔을 달래고 극락왕생을 발원하였습니다. 불교에서는 모든 생명의 무게는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글쓴이 - 법일(화순 시적암주지, 전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화순저널

hsjn2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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