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리카는 원래 피망을 개량한 것으로, 달고 과육이 많도록 만들어졌다. 초록, 노랑, 자주, 검정, 주황, 빨강, 흰색 등 8~12가지 색깔로 재배되나,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노랑, 주황, 빨강, 초록으로 생산한다. 경남 진주, 고성, 창영, 전남 강진에서 많이 생산하는데, 화순의 경우 도곡면에서 많이 생산하며, 농가 소득을 올려주는 뛰어난 작물이다.

필자는 근 20년 동안 남도음식문화축제에서 파프리카를 이용한 음식을 다양하게 출품해 왔고, 그러다 보니 파프리카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게 됐다. 김장 때가 되면 고춧가룰르 이용한 김치만 담을 게 아니라 파프리카를 고추 대신 넣어 상큼하고 담백하게 만들면 좋다. 위가 약한 분에겐 자극이 없어 좋고, 매운맛을 못 먹는 어린이나 노약자에게 적극 권장한다.

김장할 때 몇 포기 남겨 파프리카 김치를 담아 삼일 동안 실온에 숙성시켰다 먹으면 백김치처럼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빨강 파프리카에 들어 있는 칼슘은 뼈를 튼튼하게 해주고, 붉은 색소에 들어있는 리코펜이 활성 산소 생성을 막아주며, 베타카로틴이 다량 함유돼 암과 관상동맥증을 예방한다. 면역력 강화에도 탁월하다.

절여둔 배추 포기.

절인 배추는 물로 씻어 거꾸로 엎어 물기를 뺀다.

<재료 준비>
배추 1포기 / 빨강 파프리카 5개 / 무 ½개
사과 1개 / 배 1개 / 양파 ½개 / 생강 2쪽
마늘 200g / 청각 약간 / 쌀밥 200g
쪽파 100g / 소금 300g / 새우젓

썰어서 준비해 둔 재료들.

<조리하기>
1. 배추를 4쪽으로 갈라서 물에 한 번 넣었다 뺀 뒤, 배추 사이사이에 소금을 뿌려 잘 절여지도록 차곡차곡 쌓는다. 배추 속이 위로 올라오도록 놓으며, 24시간 동안 절인다.
2. 절인 배추는 깨끗이 씻어 바구니에 물이 잘 빠지도록 거꾸로 엎어 놓는다. 2~3시간 정도 물기를 뺀다.
3. 청각은 물에 불려 뿌리를 제거하고, 잘게 다진다. 무는 채썰어 두고, 쪽파는 4cm 정도 길이로 잘라 둔다.
4. 파프리카, 사과는 껍질째, 배와 생강은 껍질을 제거한 뒤 편으로 썬다. 마늘도 껍질을 제거한 뒤 편썰어 쌀밥, 새우젓을 넣어 믹서기로 갈아낸다.
5. 갈아낸 4번의 양념에 무채와 쪽파를 넣고 버무린다.

양념을 배추 잎 끝까지 골고루 바른다.

6. 물을 뺀 배추 사이에 파프리카 양념을 넣고, 배추 잎 끝까지 골고루 발라 그릇에 담는다.
7. 겨울에는 실온에서 이틀, 여름에는 하루 동안 숙성시킨 뒤 냉장보관하고 먹는다.

김영란
한식명장
전라남도음식명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