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의 원산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設)이 존재하지만, 중론에 의하면 아스텍, 마야, 잉카문명 시대인 약 7천 년 전부터 주식으로 남아메리카에서 재배되었다고 한다. 국내에 전해진 것은 1593년 임진왜란 때로, 명나라 장수인 이여송의 군대가 평양에 들어오며 옥수수를 군량으로 가져오면서 퍼지게 됐다.

옥수수란 이름의 유래도 중국어인 위수수(옥촉수, 玉蜀鬚)에서 유래됐다. 17세기 조선 ㅁ누헌 역어유해(1690)에 ‘옥슈슈’라는 이름이 등장하는데, 한자(옥, 玉)+중국식 발음(슈슈)가 결합된 히브리드 발음이 그 이름의 유래라 할 수 있다. 또한 국한회화(1895)에는 ‘강낭이’라는 표기가 등장한다. 이는 강남(江南)에서 왔다는 뜻에서 비롯해 강남이→강낭이→강냉이로 변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인디언들이 재배하던 옥수수는 1493년 콜럼버스가 2차 항해를 하던 때 유럽으로 전파되었고, 이후 명나라 때 중국에 유입됐다. 옥수수에 관한 전설도 남아메리카에 거주하던 마야인의 전설이 가장 두드러진다.

마야인들은 옥수수의 다양한 색깔처럼, 인간 역시 피부색이 다양하다고 믿었다. 또한 신(神)이 인간을 창조할 때 진흙과 나무로 만들었으나 모두 실패했고, 옥수수로 인간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믿었다. 그들은 ‘옥수수 인간은 옥수수를 통해 생명력을 얻는다.’고 믿었다.

한편 옥수수에 대한 전설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 번째 전설은 다음과 같다.

「한 총각이 살고 있던 오두막에 긴 머리를 한 아름다운 여인이 나타났다. 총각은 여인에게 한 눈에 반했고, 결혼을 해달라고 간청했다. 여인은 자신의 소원을 들어주면 승낙하겠다고 말했고, 둘은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어느 날, 여인이 막대기 2개로 불길을 일으켜 들판을 태우며 “이제 때가 왔으니, 해가 지면 자신의 머리채를 질질 끌고 다녀라.”라는 소원을 말했다. 총각이 여인의 소원대로 하자 땅에서 옥수수가 자라났다.」

아즈텍문명의 전설에는 이런 내용도 있다. 「사람들은 동물을 사냥하고, 식물을 먹고 살았다. 그러나 옥수수는 너무 멀리 떨어진 깊은 산속에 있어 접근할 수 없었다. 몇 번의 시도에도 옥수수를 옮길 수 없자, 농업의 신 케찰코아틀이 개미로 변신한 뒤 다른 개미들을 이끌고 산속을 찾아갔다. 마침내 옥수수 씨앗을 한 입씩 물고 와서 사람들에게 전해주었고, 이 씨앗을 심어 재배한 사람들은 필요한 재물과 기술을 배워 강력해졌다.」

이는 옥수수의 꽃말이 ‘재물과 보물(財寶)’이라는 것과 이어지는 전설이다. 옥수수는 생긴 모양이 황금알처럼 생겨 옥(玉)이라는 어원과도 연관이 있다.

옥수수는 2m 남짓한 키로 자라난다. 줄기 맨 꼭대기에 수꽃이 부챗살처럼 피어나는데, 꽃밥을 수백 개 달고 꽃가루를 바람에 날려 수정할 암술을 찾는다. 꽃가루는 바람이 불면 수백 미터까지 날아가기 때문에 잡종이 쉽게 생긴다. 어찌 보면 옥수수는 바람둥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꽃가루가 한창 무르익을 때면 꽃가루를 모으려 모여드는 꿀벌의 모습도 장관이다. 옥수수는 바람으로 수정되는 풍매화지만, 벌레들에 의해 수정되는 충매화이기도 하다. 암술은 낚시하려는 모양새로, 꽃가루가 어디에서 날아오더라도 잡을 수 있도록 위를 향해 구부러져 있다. 이는 위대한 연애 전략으로, 보통 우리는 암술을 ‘옥수수 수염’이라고 부른다.

옥수수 수염에는 건강식품이나 화장품의 원료로 쓰이는 항산화 물질 ‘메이신’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또한 비타민 A, 루테인 등이 풍부해 안구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불포화 지방산, 리놀레산은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고, 피부 노화를 억제하며 잡티를 제거한다. 또한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와 빈혈, 부종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탄수화물 때문에 살이 찔 수 있다. 찰옥수수는 100g당 106kcal, 옥수수칩은 100g당 512kcal에 달한다. 또한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는 곳에서는 나이아신(비타민B3) 결핍으로 펠라그라(Pellagra) 병이 발병하기도 한다. 모든 것이 과유불급(過猶不及)이요, 호사다마(好事多魔)인 것이다.

한편 옥수수를 이용해 만든 에탄올을 휘발유(10~20%)와 섞어 가솔린 엔진의 대체 연료로 사용하는 방법 또한 도입되고 있다. 미국과 페루 등지에서는 가스 배출을 줄이고 환경 오염을 절감해 지구온난화를 늦추고자 옥수수 에탄올을 대체에너지로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에탄올 공장이 옥수수를 태울 때 석탄을 원료로 사용한다는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옥수수를 친환경 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된 연구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문장주
화순저널 칼럼니스트
문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