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회철 약산흑염소 대표, “부모님께 못다 한 효도 어르신들께 하는 것”
주변의 평판이 진정한 소득, 손가락질받지 않는 사람 되어야
경영의 제1원칙은 고객과의 신뢰, 365일 휴일 없는 것도 성공의 비결
글 : 정채하 · 사진 : 김지유입력 : 2024. 06. 05(수) 18:23
양회철 약산흑염소 대표. 어르신들께 무료로 양탕을 대접하며 봉사를 실천하고 있는 그는 부모님께 못다 한 효도를 어르신들께 다하고 싶다고 전했다.
500여 명에 달하는 화순군 문해교실의 학생 어르신들께 5월부터 6월 초까지 무료로 양탕을 대접하고 있는 ‘약산흑염소’를 찾았다. 방문한 당일에도 이서, 동면, 사평 등에서 초대받은 문해교실 어르신들께서 식당으로 들어오시고 계셨다. 미담의 주인공 양회철 약산흑염소 대표는 어르신들을 맞이하고 식사를 대접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모습이었다.<편집자 주>

문해교실 어르신들께 양탕을 대접하며 테이블마다 찾아가 직접 돕고 챙기는 양회철 대표.

▲ 부모님께 못다 한 효도, 어르신들에게 하고 있다


화순군에서 ‘약산흑염소’를 운영한 지 어느덧 30년이 됐습니다. 저는 예전부터 어르신들을 위해 음식을 대접하는 봉사를 해왔습니다. 정치적인 목적이나, 예우받고 싶어서 보여주기 식으로 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없지 않았습니다만, 저는 항상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하곤 합니다. 봉사활동이라는 게, 순수한 마음으로 할 때만이 진정한 행복으로 다가오는 법이니까요.

사실 어머니,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어요. 부모님이 살아계셨다면 거의 아흔 가까운 나이가 되실 텐데, 두 분 모두 50대 초반에 돌아가셨습니다. 어르신들을 보면 부모님이 많이 생각나요. 부모님께 다 해드리지 못한 효도를 어르신들께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양탕 한 그릇 드시고는, ‘잘 먹었다’, ‘맛있게 먹었다’라는 어르신들의 말씀을 듣고 나면 뿌듯하고 보람이 느껴집니다.

▲ 생소했던 흑염소 요리, 마케팅에 과감히 투자해


흑염소 요리를 주요 메뉴로 하는 음식점을 처음 시도할 때,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외식업이라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기도 하고, 그 당시에는 건물의 위치도 음식점을 하기 좋은 목이 아니었습니다. 지금이야 도로가 나고, 온라인 지도 어플에도 상호가 나오니 찾기 쉽지만, 당시에는 골목을 돌아서 찾아와야 했거든요. 흑염소 요리 자체도 대중화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화순 지역 내 인구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테니, 외지인이 찾아올 수 있도록 지방색을 살린 음식을 팔고자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마케팅, 광고 쪽으로 투자를 많이 했습니다.

초반에는 손님이 많지 않으니 재료가 많이 남았습니다. 냉장고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기 전, 하루에서 이틀 내에 재료를 소진하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남는 음식은 읍사무소에 연락해 동네 어르신들께 대접했습니다. 한 달 정도는 노인정을 날마다 한 군데씩 돌아다녔을 거예요. 다들 맛있게 잘 드셨고, 그 이후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봉사와 적극적 마케팅, 홍보가 약산흑염소가 성공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양회철 대표는 경영에 있어 고객과의 신뢰를 무엇보다 강조했다.

▲ 365일 휴일 없는 것이 성공의 비결


음식의 특수성 때문에 성공하기 쉽지 않은 사업이었으나 약산흑염소가 지금까지 건재할 수 있는 이유는, 흑염소 요리를 좋아하는 마니아층이 탄탄하게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이 있는데, 약산흑염소는 휴일이 없다는 것입니다.

손님들이 서울, 부산, 광주 등 다른 지역에서 찾아오시는 경우가 많거든요. 한 번 쉬어버리면 ‘아, 여기는 그때 쉬어서 못 먹었던 곳이지.’하고 그 이미지가 각인이 돼 다시 찾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휴일 없이 365일 운영하고 있습니다.

▲ 경영에 있어 고집하는 것은 고객과의 신뢰


고객과의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음식의 품질에 대한 신뢰가 쌓일 수 있도록 신선함과 건강함에 신경을 썼습니다. 아무래도 보양식이니 더욱 그렇죠. 초창기부터 원육을 하루, 이틀 내에 소진하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최고의 보양식이 되도록 화학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녹두, 찹쌀가루, 들깻가루 등의 천연 재료만을 사용해 맛을 냅니다. 소금도 오래 묵힌 천일염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방침이 고객에게 신뢰를, 또 저와 직원들에게는 자부심을 가져다준 것 같습니다. 자부심이 있으니 손님들에게 당당하게 음식을대접할 수 있었고, 믿고 먹을 수 있으니 손님들도 자주 찾아주시는 것 아닐까요?
문해교실 어르신들께 양탕을 대접하며 테이블마다 찾아가 직접 돕고 챙기는 양회철 대표.

▲ 직접 본 뒤에야 깨달은 봉사의 의미


저는 354-D지구 왕도라이온스클럽에서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라이온스클럽은 의무적으로 상반기, 하반기에 걸쳐 봉사활동을 진행하거든요. 직접 두 눈으로 보지 않았을 때는, 소외계층이 얼마나 힘든 삶을 살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막상 가서 보니, 조금만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면 그분들과 함께 즐거움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런 깨달음을 얻은 이후 꾸준히 봉사활동에 임하다 보니, 몸에 봉사 정신이 밴 것 같습니다.

화순군의 경우 어르신들이 많은 편입니다. 자식들은 먹고살기 위해 도시로 가 버리고, 남겨진 노인들은 겨우 거동만 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어려운 환경에 처해 계십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그런 연로하신 분들을 보면 안타깝고,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나요. 어머니, 아버지께 못 드렸던 용돈을 드린다는 심정으로 어르신들께 조금이나마 잘해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 주변의 평판이 진정한 소득, 손가락질 받지 않는 사람 되어야


약산흑염소는 군민들이 도와주셨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사업 초반에는 화순군에 좀 소홀했습니다. 광고를 한 번 하더라도 광주 위주로, 외부의 도시로만 돌았어요. 그래서 화순 내에서도 약산흑염소를 모르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내 주변의 이웃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 분위기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손가락질하며 ‘저 친구 장사나 할 줄 알지, 정말 불량하고 성격 나쁘다.’ 같은 말이 나오면 당연히 사업에도 큰 타격이 생깁니다.

그래서 가까운 사람들, 동네 분들, 어르신들께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양 사장은 사업도 열심히 하고 사람도 좋다.’ 그런 말을 듣고 싶어요. 그게 진정한 소득이라고 생각하고, 그걸 위해 노력할 때 비로소 제 마음이 편합니다. 어르신들에게 탕 한 그릇 대접해드렸던 것이 입소문을 타 보이지 않은 잠재적인 고객을 또 끌어들이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평판, 칭찬 하나하나가 진정한 삶의 가치이자 소득이라고 생각합니다.
약산흑염소 내부. 문해교실 어르신들 외에도 찾아온 외지인과 단골손님으로 북적거린다.
약산흑염소 건물 앞의 양회철 대표.
글 : 정채하 · 사진 : 김지유

hsjn2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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