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우연이 아닌 선택이다.

- 진 니데치


취업난이 심해지는 가운데 창업 전선에 뛰어드는 청년 소상공인이 증가하는 추세다. 창업으로 꿈을 이루고자 하는 청년들에게도 두려움이 있기 마련이다. 화순 청년 푸드트럭 1호점의 주인공인 김사현·방울이 대표 부부를 화순저널 인터뷰석에 초대해 청년 창업 이후의 어려움과 보람, 그리고 두려움마저 녹여낼 열정과 꿈을 듣고 전한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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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푸드트럭 1호, '방울팩토리'에서 계란빵 판매를 위해 준비하는 김사현·방울이 부부.

▲ 1호, 순탄치만은 않았던 첫 도전

모든 것이 생각한 대로만 흘러가면 좋겠지만, 어쩌면 당연하게도 그렇지 않았습니다. 처음 푸드트럭 사업에 도전할 때는 막연하게 매장 홍보도 되고, 상품 판매도 하면서 어느 정도 수익도 생기겠거니 짐작했어요. 행사가 따로 없는 평일에는 소득이 0원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등산객을 주요 소비자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차로 이동하다 잠시 출출함을 달래려는 운전자들이 다녀갔죠. 날이 궂을 때는 차에서 내리는 일이 없으니, 매출도 자연스레 떨어집니다.

위치 선정도 중요한데, 초반에는 그런 것도 잘 모르니 순탄치 않았어요. 세계거석테마파크에서 공연장 근처에 자리를 잡았었는데, 공연이 없는 평일에는 사람들이 지나다니지 않거든요. 매출이 크게 차이 났죠.


▲ 필요로 시작해 열정으로 성장한 오늘

‘방울팩토리’는 이제 2년 조금 넘게 운영했네요. 처음에는 수제 간식매장으로 오픈했고, 오란다를 주 품목으로 판매했습니다. 답례품이나 간식, 명절 선물로 인기를 끌어 화순팜에도 입점했고요. 지금은 온라인 판매보다 화순팜, 문자 주문 위주로 돌아가고 있지만 당시에는 온라인 판매도 활발히 하고, 오프라인 매장도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에 플리마켓이 굉장히 유행하고 있었어요. 여수 거북선 축제, 지리산 피아골 축제를 비롯해 전남권의 축제를 돌며 플리마켓에 참여했습니다. 부스를 위해 테이블을 비롯한 짐들을 나르고 이동하는 것에 큰 애로사항을 느꼈고요. 푸드트럭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마침 화순군에서 청년 일자리 정책으로 푸드트럭 지원사업을 시행하더군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바로 지원했습니다.

푸드트럭에서는 기존 방울팩토리에서 제작하는 수제 간식을 관리하고 판매하기가 어려웠어요. 푸드트럭에 적합한 아이템을 생각하다보니 계란빵을 떠올리게 됐고, 전남 청년 창업 지원사업을 통해 ‘에그 브레드 제작소’를 오픈하게 됐습니다.

방울이 대표는 트렌드 분석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끝없는 공부의 어려움과 즐거움을 동시에 전했다.

▲ 사업 초기 투자의 압박감… 꼼꼼한 밑그림과 비전 필요

저희 부부는 지역 곳곳의 축제에 플리마켓 형태로 참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푸드트럭의 필요성을 느꼈고, 어떤 식으로 운영할지에 대한 밑그림을 가지고 있었기에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푸드트럭이라는 게, 생각보다 초기에 투자금이 많이 들어가거든요. 한창 유행할 때 푸드트럭을 가지고 계셨던 분들은 군에서 주최하는 지원사업에 서슴없이 뛰어들 수 있겠지만, 아예 처음 시작하는 청년들에게는 큰 압박감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차도 사야 하고, 개조를 맡기고, 보험도 필요하고요.

그래도 일단 지원하면 군에서 아낌없는 지원과 응원을 보내 줍니다. 일단 군에서 주최하는 행사나 축제에는 무조건 불러준다는 것이 큰 메리트죠. 아무 곳에서나 장사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지정 자리도 마련해주고, 전기 설비 같은 사전 작업도 해주고, 애로사항이 발생하면 가능한 선에서 다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래도 군의 지원만 믿고는 성공하기 어렵죠. 본인의 열정과 의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 트렌드 분석, 공부에는 끝이 없어

플리마켓이나 푸드트럭을 운영하다 보면 지나가는 손님들이 보이잖아요. 어느 업체의 어떤 면에 반응하는지를 두 눈으로 관찰할 수 있죠. 소비자의 움직임을 직접 보고, 맞춰서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 공부도 되고 크게 도움 됩니다. 사실 돈이 안 벌리는 날도 있는데, 발로 뛰며 배우겠다는 마음으로 부지런히 임했죠. 지역마다 소비의 방향도 달라져요. 관광도시에서는 한 번쯤 경험해보는 것도 좋다는 생각에 훨씬 구매력이 높아지죠. 그런 곳은 경쟁도 치열합니다. 성실히 참여하며 공부하다보니 점점 더 시장의 흐름이나 선호도가 보이더군요.

설 지나면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4월엔 벚꽃이 피고 시험 기간도 있어요. 5월은 가정의 달이라 행사가 많죠. 그런 걸 발 빠르게 한 달, 두 달 전부터 준비해야 해요. 다른 사장님들은 어떤 품목을 판매하시는지, 요즘 유행과 트렌드는 뭔지, 포장 방법은 어떤지. 그런 흐름을 눈여겨보고 뒤처지지 않으면서 겹치지도 않게 고안하고, 투자하는 거죠. 공부하며 이 메뉴, 저 메뉴 도전해보고, 화순군에 맞는 방향으로 접목시켜 보고. 그런 도전이 경험으로 쌓이고 노하우가 되는 것 같아요. 끝없는 공부란 어려운 법이지만, 그만큼 즐겁기도 하니까요.

김사현 대표가 발로 뛰며 노력하던 일화를 전하며 열정과 노력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 고객과의 신뢰를 위한 밤낮없는 노력

초창기에는 나주까지도 직접 배달을 다녔어요. 남는 게 없다고 해도 영업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계산기를 두드리는 마음으로는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없는 시대잖아요. 경쟁사가 쉬는 날에 직접 뛰며 공급하고, 그런 것들이 신뢰가 되고. 그렇게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면 좋게 기억되는 것 같습니다. 고객 한 분 한 분이 아쉬움을 느끼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어요. 매장에 있는 물량이 떨어지지 않도록 밤을 새워 제작하기도 하고.

작년에 주문했던 고객이 올해도 잊지 않고 또 주문하고, “다른 곳의 수제 간식을 다 먹어봐도, 방울팩토리에서 만든 게 제일 맛있더라.” 같은 말을 들으면 가장 뿌듯하고 행복해요. 아직 2년밖에 안 됐는데, 기억에 남을 수 있다는 게 감사하죠.


▲ 사업이란 경쟁력을 갖추고 ‘상생’하는 것

‘방울팩토리’는 곧 상생 상가 거리로 이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화순은 남산공원을 꾸미는 등 발전을 이루고 있으니, 젊은 사람들과 커플들이 유입되면 그 눈높이에 맞춰서 공략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요즘은 맛이나 품질도 중요하지만,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것도 중요하니 그런 것을 고려해서 기획하고 있습니다. 화순 하면 ‘방울팩토리’, ‘오란다’를 떠올릴 수 있게 브랜딩하고 싶은 큰 꿈도 있고요.

김사현·방울이 부부가 열정과 노력이 가득 담긴 청년 사업가의 여정을 전했다.

최근 ‘에그 브레드 팩토리’ 인근에 꽈배기 매장이 들어섰어요. 주변에서는 걱정을 많이 하는데, 저희는 오히려 좋다고 생각합니다. 꽈배기 매장이 잘 되면 오가는 사람들이 한 번씩 눈도장 찍고, 옆 매장에서 꽈배기를 사 먹고 저희 매장에서 커피를 사 먹을 수도 있는 거잖아요. 상권은 이런 식으로 활성화 되고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해요. 플리마켓에서도 서로 경쟁하는 게 아니라, 옆 부스에서 잠시 자리를 비우면 대신 손님을 받기도 합니다. 똑같은 품목을 판매하더라도 서로 돕는 분위기가 있어요.


▲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전남권은 청년들을 위한 지원사업이 많아요. 청년의 범주도 만 49세까지 폭넓게 지정하고 있습니다. 지원사업들을 관심 있게 눈여겨보면 혜택도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화순군에서는 청년을 위해 많은 강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세무부터 창업을 위한 강의도 많이 개설되어 있죠. 주변에 도움을 제공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는 걸 잊지 않고, 걱정보다는 도전정신을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경험 없이 성공하기는 어려워요. 무조건 시행착오를 겪게 되어 있습니다. 군에서 지원하는 푸드트럭 사업이 정말 창업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막연하고 두렵지만, 나중에 잘 된 뒤에야 지원하겠다고 하면 그때는 이미 늦거든요. 너도나도 하고 싶어 할 때가 아니라, 지금 용감하게 블루오션에 뛰어들어 열정과 노력을 다하면 분명 빛을 볼 거라고 믿습니다.

김사현·방울이 부부가 운영하는 푸드트럭 '방울팩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