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나그네
박현옥 시민기자입력 : 2023. 12. 18(월) 18:31
겨울비 조르르
전깃줄에 매달려 턱걸이하며
톡톡 떨어지는 소리에
저녁이 익어가는데

나그넨
남루한 옷깃 여미며
참새 둥지 곁 처마 밑에
똬리 튼다.

젖은 달빛으로
마름질하는 오늘이
건조해지면
심장이 뛰고 있음을 느낀다.

詩 탐미

또르르 또르르
참 잘 구른다.
낙엽 위로 바람을 타고 구르는 빗방울을 세노라면,
나그네의 발길에 체인 부서진 빗방울이 노래를 한다.

가사가 없다.
음률도 없다.

그저 나의 노래가 되어 불린다.
나그넨 그 노래를 듣는다.

박현옥 시인/수필가
시인/수필가 박현옥의 글은 네이버 블로그(infewok) ‘박현옥 시인의 마음 자락’에서 바람에 물든 소소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박현옥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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