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애의 ‘조율’이라는 대중가요가 있다. /지고지순했던/ 우리네 마음이/ 언제부터 진실을/ 외면해 왔었는지/알고 있지/ 꽃들은 따뜻한 오월이면/ 꽃을 피워야 한다는 것을/ 등 이 노래 가사를 읊조리며 생각해 본다.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 민주주의의 꽃을 피울 때가 다가왔다.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들을 선택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5월 영령들의 피로 얻은 값진 나의 소중한 한 표를 가치 있게 행사할 때가 온 것이다.

이 시기에는 많은 소리가 들린다. 그 가운데 좋은 소리를 분별하기 위해선 민주시민 의식이 요구된다. 좋은 소리가 감동을 주는 지방자치가 되도록 해야 한다. 감동을 소리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앞서 말했<@7>던 /잠자는 하늘님이여/ 이제 그만 일어나요/ 그 옛날 하늘빛처럼/ 조율 한번 해 주세요/ 미움이 사랑으로/ 분노는 용서로/ 라는 조율의 가사처럼 선거 출마자들이 발표한 공약대로 희망과 행복을 담아서 더 좋은 세상을 조율해 주길 간절히 바란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시민들을 위해 외쳤던 소리들이 사라지거나 변질되어 시민을 아프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잘못된 소리를 사전에 막아 내기 위해 우리는 진실을 외면하지 말고 좋은 소리의 정치가를 선택해 진실을 지켰으면 한다.

음악에도 조율이라는 것이 있다. 오케스트라 연주에 앞서 기준음을 들려주면 전 단원들은 각자 본인이 연주하는 악기음을 기준음과 똑같게 하는 행위를 바로 조율이라고 한다.

조율되지 않는 악기가 하나라도 있으면 연주는 망치게 된다. 악기의 소리가 기준음을 벗어나게 되면 연주의 조화가 깨지기 때문이다.

또한 본인의 악기음을 기준음에 맞추었다고 해도 공명 되지 않으면 그 소리는 메마르고 거칠어져 청중에게 감동을 선사하지 못하게 된다.

그렇기에 좋은 목소리는 바로 공명된 목소리이다. 물방울처럼 동글동글하고 맑고 고운 소리를 낼 때 우리는 목소리가 좋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좋은 소리를 내는 악기가 바로 공명이 잘되는 악기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이올린 스트라디바리우스 또는 과르네리 바이올린 소리는 심금을 울린다. 이는 인간이 듣기에 가장 적합한 공명된 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두 대의 유명한 바이올린을 갖고 실험한 적이 있다. 하나의 바이올린을 활로 켰을 때 켜지 않는 옆의 바이올린도 함께 울리는 공명음이 발생했다. 덩달아 울리는 현상은 두 악기가 공명이 잘 되어서 그렇다.

바로 정치도 이와 같다. 공약 정책(공명)을 말해도 기본정책, 진실이 담긴 정책(조율)이 잘못되면 그 공약 정책은 기본정책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실패로 끝나버릴 것이다.

한창 신문과 방송을 비롯해 여러 매체에서는 정치가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자신의 목소리가 좋은 소리라고 매일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잘 들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내 소리를 들어 보자. 내 소리를 가정에, 사회에, 국가의 기준에 맞게 바르게 잡아야 한다. 그리고 나의 소리가 정치가의 소리와 함께 공명 되는지, 조율 되어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분별해야 좋은 소리를 찾을 수 있다. 그것이야말로 우리들의 몫이다.

정치가의 소리가 나와 어울리지 못하고 메마른 소리로만 들린다면 그 소리는 잡음이며 소음과 같다. 두말할 것도 없이 그 정치가를 선택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모두와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의 삶은 합창과 같다. 그렇기에 국민을 위한 정치공명과 정치조율을 모두 잘하는 지도자를 선택해 지휘하게 해야 한다. 각기 다른 공명의 소리를 한 곳으로 합쳐 조화를 이루어낼 때 아름다운 행복의 나라가 될 것이다.

서로 다른 공명된 소리를 하나로 모아 조화롭게 하모니를 만들 능력의 지휘자를 일꾼으로 선택해야 한다. 귀가 뚫려 있고 마음이 열려 있으며, 소리를 읽을 줄 알고 다듬을 줄 아는 이 시대의 훌륭한 일꾼을 뽑는 지혜와 진실이 있어야 한다.

조율을 통해 공명된 내 안의 소리와 진실을 외면하지 말고 내 안의 소리에서 우리가 바라는 정치가를 제대로 찾아보자.


한 광 용
전남대학교생체의료시험연구센터 팀장
Art Gallery Direc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