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동면의 운곡마을 주민들과 천운산 임야 일부를 소유한 산주 A씨와 벌목업자 B씨, 화순군의 첨예한 갈등이 지난 1년여간 지속돼 오면서 상호 법적 소송과 다툼이 진행되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1월 초, 산주 A씨와 벌목업자 B씨가 운적골 초입부터 300~400M 구간을 주민들 몰래, 관에 신고하지 않은 채 기존 진출입로를 확장해 작업로로 조성했다.

운곡마을 주민들이 1975년부터 식수로 이용하고 있는 운적골 계곡물

이 사실을 알게 된 운곡마을 주민들은 “50여년 전 마을주민들이 부역을 통해 조성해 놓은 아름드리 편백나무 등 산림을 훼손하고, 마을의 식수인 간이상수원까지 오염시켰다.”며 산주 A씨에 대한 반발이 더욱 거세졌고 원성도 높아졌다.

산주 A씨는 “작업로가 아니라 운재로이다. 운재로를 내는 것은 신고사항이 아니다. 운재로에 포함되는 임야를 가진 산주의 동의서만 있으면 가능하다. 절대 불법이 아니다. 군에서 산림경영계획 인가 및 산림사업 신고 수리가 된 사업을 진행하려면 길이 있어야 할 것 아니냐? 일을 못 하게 무조건 반대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작업로 공사로 파헤쳐진 임야와 쓰러져 있는 편백 및 수목

화순군 관계자는 “사업장 내에서 나무를 벌목 후 장비로 끄집어내기 위해서 만든 길이므로 운재로가 아니라 작업로에 해당된다. 기존에 있는 산길을 이용하는 것은 문제가 안 되지만 신고하지 않은 채 산림을 훼손하는 등 작업로를 조성한 것은 산지관리법 위반사항이므로 검찰에 송치하게 됐다.”고 밝혔다.

벌목업자 B씨는 “이 사업과 관련돼 불법적인 것이 있다면, 법에서 처리하는 대로 받아들이고 책임질 것은 책임지겠다.”고 전했다.

운곡마을 주민과 산주 A씨와의 갈등이 발생한 지는 3년 전부터다.
주민들의 주장에 의하면, 운곡마을 주민 52세대가 1975년부터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간이 상수원 계곡 상류에 산주 A씨가 태양광발전시설을 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그때부터 나돌기 시작했다.

운곡마을 주민들이 게시한 벌목 및 산림경영계획 사업에 대한 반대 현수막

이후 2023년 10월 30일 산주 A씨가 계곡 상류 9부 능선(19,000평)에 태양광발전시설을 조성하기 위해 진입로 확보 차원에서 산24번지와 산22-2번지에 산림경영계획 인가를 받고 산림사업 신고를 했다. 그러자 화순군에서 3일만인 11월 1일에 인가를 내줬고 신고를 접수했다.

태양광발전사업자의 사리사욕을 챙기려는 편향된 생각과 마을주민의 의견을 무시한 처사, 반드시 현장 확인을 하고 처리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음에도 절차를 무시하고 인허가하여 선량한 마을주민들을 고통에 빠뜨린 졸속행정을 보고 있을 수 없어 법적 소송까지 가게 됐다고 전했다.

주민들의 이런 주장에 대해 산주 A씨는 “태양광발전시설에 대해 생각지도 못했는데, 제일 먼저 해당 부지에 태양광발전시설을 하면 좋겠다고 말을 꺼낸 사람이 마을주민 중 한 사람이었다. 태양광발전시설을 조성할 계획이 전혀 없다. 단지 산림경영계획과 산림사업을 하고자 할 뿐이다. 벌목한 나무값 전액이 약 880만 원 정도인데 이것을 전액 마을 발전기금으로 내놓겠다고 했다. 주민들을 만나 태양광발전시설로 언급된 부지를 이용해 고사리, 두릅 등을 재배해 마을주민 소득사업으로 올리도록 20~30년간 무료로 내놓겠다는 뜻도 전하려 했지만 아예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처음에는 1억 원의 마을 발전기금을 요구하더니 다음에는 5억 원을, 그 다음에는 10억 원까지 말이 나왔다. 이것은 이 사업을 아예 못하도록 하겠다는 뜻이 아니겠냐?”고 했다.

이에 마을주민들은 “산주 A씨의 말을 믿을 수가 없다. 그럼 태양광발전시설을 안 하겠다는 각서를 써줄 수 있느냐?”고 전했다.

화순군 관계자는 “태양광발전시설을 조성하려면 포장도로가 있어야 한다. 언급되고 있는 부지는 절대 포장도로를 낼 수가 없는 곳이라 태양광발전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인가를 내주기 위해서 인허가서를 접수하기 몇 개월 전부터 이 사업에 대한 검토가 이뤄졌었다.”고 전했다.

해당 지형지목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