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에 특별한 연고는 없었지만 광주에서 가깝고 공기가 깨끗해서 칠 년 전 화순으로 이사 와 병원을 개업했다는 문장주 원장, 특히 이전에 근무하거나 살았던 무안, 목포, 영암 지역과 비교해 화순 군민들은 다정하고 순박하지만 약하지 않은 것 같아 좋다는 문장주 원장을 화순저널 인터뷰석에 초대해, 최근 발간한 칼럼집 『화로話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독자들에게 전한다.
<편집자 주>

『화로話爐』를 출간하게 된 것은 올해 맞이한 저의 일흔 번째 생일을 화려한 파티보다 의미 있게 기념하고자 한 것입니다.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는 말처럼 글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글뿐만 아니라 그림과 서예 창작활동도 계속해 오면서 작품들을 남기고 있습니다.

제가 살아온 칠십 년이라는 세월 동안 참 많은 것들을 보고 경험하고 겪었습니다. 우리나라와 사회도 급속한 성장과 격동기를 겪으며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한국전쟁, 군부와 독재시대, 눈부신 산업성장, 빈부격차, 양극화 등을 거치면서 무수한 상처와 갈등 그리고 진보와 퇴행 등이 반복되는 것을 몸소 겪기도 하고 지켜봤습니다. 지금은 G7에 들 정도로 세계강국이 된 대한민국이 됐습니다.

우리나라와 사회는 이렇게 눈부신 성공과 성과를 거뒀지만, 우리 민족의 얼과 전통이 스며있는 소중한 풍경과 역사의 흔적들은 빠르게 사라져가고 있거나 잊혀져 가는 것을 안타깝게 지켜봤습니다.

그래서 소중한 우리의 전통이나 민족의 정서들과 우리의 추억들이 담겨 있는 것들을 조금이라도 되살리고 싶어 글에 담았습니다.

어린시절 겨울이면 얼음장이 된 손을 따뜻하게 녹이는데 방안의 화로(火爐)보다 더 좋은 게 없었습니다. 옛 시절 화로의 따스한 기억처럼 나의 이 글이 우리의 마음을 녹여주는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제목도 말씀 화(話)와 화로의 로(爐)를 합성해서 화로話爐라고 지었습니다.

이 칼럼집에 들어간 글의 주제는 아주 오래 전부터 기록해 온 제 수필식 일기장과 메모지들의 내용이 주(主)가 됐습니다. 60여 편의 작품들 중 특히 아끼는 작품들은 <인생은 선택이다>, <흙을 지키자>, <솟대>, <사무라이 유래> 등입니다. 그리고 토종동물들의 이야기도 몇 편 있는데 토종동물들에 대한 애호(愛護)심을 우리 모두가 가졌으면 해서 실었습니다.

이번 책에는 싣지 못했지만 천문학에 대한 관심도 많아 이와 관련된 글도 몇 편 써놨습니다.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의 저자이자 남도천문학회 창립회원이신 이태형 교수와 함께 일본에서 열린 천문학 관련 축제도 참석하고 별자리와 관련된 행사는 어디든 많이 찾아다녔습니다. 또 금구원조각공원과 천문대를 운영 중인 김오성 화백과도 오랜 교우입니다. 바라건대 우리 화순에도 천문대가 꼭 세워졌으면 합니다.

몇 년 전 화순저널 김지유 대표의 권유로 시작된 신문 기고 칼럼이 이렇게 책으로 엮어졌습니다. 10여 편을 신문에 기고하다가 아예 책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그동안 110여 편 넘게 썼는데 시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결국 백내장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온 것은 여러 지인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김래성, 구태한, 서기봉, 김광호, 동네 커피숍 단골이셨던 교수님, 학교 선생님들의 조언과 격려가 큰 힘이 됐습니다.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책을 읽다가 혹시 실수가 발견되거나 틀린 곳이 있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용서해주시길 바랍니다.

文粧注 프로필
학력
1978년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1985년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과정 수료
2020년 광주대학교 사회복지과 대학원 졸업

경력
1980년 5·18광주민주화항쟁 당시 해군대위 군의관으로
광주통합병원 일반외과 근무(5·18역사기록관 16번째 증언 기록)
1985년 ~ 2014년
여수성심종합병원 산부인과 과장 역임 외
영암김병원, 무안종합병원 산부인과 과장 역임
광주 우리의원 개원
2015년 ~ 현재, 화순 문의원 개원 중

수상
1970년 전남도미술대전 중학부 최고상(전남매일신문사 주최)
2008년 남도서예협회 문인화대전 특선 외 다수
2012년 전남도미술대전 서예부분 입상

화순 문의원 061-372-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