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茶山)은 역저 『목민심서』에서 백성들을 위해 제거해야 할 삼독(毒)중 귀신붙이(鬼魅)를 논했다. 귀신을 빙자해 백성들의 재물을 빼앗는 무당이나 요사한 말로 민중들을 현혹하는 자, 사특한 말로 백성들을 속이는 자는 제거해야 한다는 말이다.

종교가 이 땅에 정착되기 전 민중들에게 오랜 세월 아픔과 한을 달래주고 위로를 주기도 했던 무속과 그 무속에 의지해 위로를 받은 개인들에 대해 누가 뭐라고 할 수 있겠는가? 다만 공적 영역에 무속이 진입하는 경우는 심각한 일이다. 다산(茶山)은 무당이나 혹세무민(惑世誣民)한 자를 목민관(牧民官)이 처단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의 미래를 맑고 밝게 이끌어줄 목민관을 뽑기 위해서 우리의 선택 기준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필자는 정치적 신념과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세계역사도 지도자의 철학이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한다는 걸 보여줬다. 미국의 에이브러험 링컨은 노예해방으로 하나의 미국을 만들었다. 루스벨트는 세계 경제 대공항의 국가적 위기를 뉴딜(New Deal)정책으로 극복했다. 철의 여인, 영국의 마가렛 대처 수상은 긴축재정, 노동개혁, 사회개혁을 통해 영국병을 치유했고, 국민들의 환송을 받으며 퇴임한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리더십으로 독일을 EU(유럽연합)주도 국가로 위상을 드높였다. 중국의 작은 거인 등소평은 혁명동지였던 모택동으로부터 갖은 정치적 탄압을 받았지만 흑묘백묘(黑猫白猫) 정책으로 15억 인민들을 가난에서 해방시켰으며, 중국을 세계 G2 반열에 올려놓았다.

철학의 빈곤에서 오는 보수 정권 지도자들의 말로가 어떠했는지 한국 정치사는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승만 정권의 3.15 부정선거, 박정희 정권의 5·16쿠데타와 10.26사태, 전두환의 5.18학살, 노태우의 정경유착, 김영삼 정권의 IMF 외환위기, 이명박의 부정축재, 박근혜 정권의 국정 농단은 지도자의 철학의 빈곤에서 나타난 결과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지녀야 할 정치적 신념과 철학은 지도자의 중요한 덕목으로 반드시 검증되어야 한다.

21세기 세계는 지금 새로운 환경변화에 직면해 있다. 4차산업기술혁명, 기후변화, 팬데믹 등으로 엄청난 변화에 직면해 있다. 가난은 상속되고 기득권은 고착되어가고 있다. 고착화 돼가는 빈부격차, 사회전반의 불평등과 양극화를 완화하고 도농 간, 수도권과 지방 간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국민통합을 이룰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들이 선택할 기준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필자는 이렇게 권하고 싶다. 거울에 비친 과거가 바로 미래이듯이,살아온 삶의 궤적을 보면 진정성을 알 수가 있다는 것이다.

20대 대통령 선거는 우리 사회의 금수저 주류 후보와 흙수저 비주류 후보와의 싸움이다. 이재명 후보는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흙수저 비주류 출신이다. 소년공, 검정고시, 대학교 진학, 사법고시 합격, 인권변호사, 성남시장, 경기지사에 이르기까지 그가 보여준 삶에 태도는 감동을 주는 아름다운 인생이다. 유시민 작가는 이러한 이재명을 과제 중심형 발전도상인이라고 표현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면서 성과를 만들어본 준비된 대통령 후보다.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국가를 이끌어갈 대통령을 뽑는 것은 이성적 판단을 하여야 한다. 진영논리와 당리당략에 매몰되어 묻지마 선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정권교체만이 능사가 아니라 나라를 이끌어야 할 적임자를 뽑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환경에서의 지도자의 판단력과 결단력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종대왕의 따뜻한 가슴의 애민정신(愛民情神)과 차가운 머리를 지닌 이순신 장군의 유비무환(有備無患)을 겸비한 유능한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혹세무민하는 무리를 제압할 수 있는 목민관, 올바른 정치철학과 사명감으로 나라와 국민을 책임질 수 있는 지도자, 위기의 대한민국을 희망민국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지도자가 누구인지 우리 유권자들은 냉철하게 판단해서 선택해야 한다.

전완준 전 화순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