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복의 한적한 작은 마을에 위치한 동복재미난마을학교. 마을학교의 대문을 열고 들어서니 마당의 데크, 벤치, 집안의 소파, 식탁, 마을학교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는 목조주택까지 차창수 동복재미난마을학교 대표가 손수 만든 작품들로 꽉 차 있어 목조 작품 전시관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오지에 해당되는 동복의 작은 시골에서 자라고 있는 마을의 아이들을 위하는 차창수 대표의 마음과 애정이 마을학교 이곳저곳에 묻어나 있다. 동복재미난마을학교 아이들, 마을 사람들, 마을학교 교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차창수 대표에 듣고 옮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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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와 노인들이 어울려 재미있게 살아가는 마을학교

동복재미난 마을학교로 이름이 붙여진 이유는, 나이 많은 마을의 어르신들과 어린 아이들이 함께 즐겁고 재미있게 살아갔으면 하는 소망이 담겨있습니다.

동복면에는 지역아동센터나 작은 도서관 같은,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없었습니다. 주말이나 방학 때도 아이들이 마땅히 갈 곳이 없다는 게 안타까워 마을학교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2019년도에 마을 이장님을 비롯해 지역 주민들과의 협의를 거쳐 마을학교를 준비했는데 다행히 화순교육지원청의 2020년도 마을학교 모집공모에 선정됐습니다.

첫해는 방학 동안만 유치원생, 초·중학생들을 돌보는 돌봄프로그램부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학기 중에도 매주 운영하고 있습니다. 20여 명의 아이들이 마을학교에 와서 편히 쉬기도 하고 간식을 같이 만들어 먹기도 하고 놀이와 체험활동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돌봄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동복초등학교에서 매주 목요일에 목공동아리활동도 마을학교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돌봄 프로그램 인기

아이들이 마을학교에 오면, 아이들 스스로 열 체크를 하고 그날 먹을 음식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 배움과 놀이에 대해 회의를 합니다. 의견이 모아지면 계획을 짠 후 각자 역할을 맡아서 실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아이들 중심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년 구분이 사라지고 함께 어울려 서로 협력하고 돕고 배려하면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한 번은 숲정이로 산책을 나간 날,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큰 아이들이 유치원 동생들을 자전거 뒤에 태워줬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참 뿌듯했습니다.

하반기는 마을 놀이터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인데 같이 영화를 보고 창의력을 이용한 놀이를 해보는 활동입니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마을학교 프로그램을 늦게 시작했는데도 참여를 신청하는 전화가 많이 왔습니다. 아이들이 마을학교에 오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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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마을 주민이 참여한 마을 잔치

작년 8월 말복쯤, 마을 주민과 아이들이 함께 장을 보고 음식을 준비하고, 청소를 하는 등 모두가 참여하고 즐기는 마을잔치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마을학교에서 배운 그림 솜씨로 부채와 카드를 만든 후 글을 써 마을 어르신들에게 선물로 드렸습니다. 또, 악기연주, 노래, 춤 등도 준비해 그 자리에서 공연을 펼치며 마음껏 실력을 뽐냈습니다. 어른신들께서도 매우 즐거워 하셨습니다.

마을이 생기고 나서 주민 모두가 함께 협의해서 진행한 잔치는 작년이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꼭 마을잔치를 열자고 약속했습니다.

마을잔치 이후, 마을학교에 대한 좋은 인식이 주민들에게도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마을학교로 가는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인사도 건네고, 어르신 몇 분은 아이들 간식으로 해 먹으라고 직접 가꾼 고구마와 옥수수를 가져다주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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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을 위한 안전한 공간이 하루빨리 마련되길

마을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장소가 아직도 마련됐다고 할 수 없습니다. 작년 여름방학에는 농악전수관에서 돌봄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는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그것도 어렵게 돼 저희 집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4시간 동안 아이들과 함께 있어야 하다 보니 거리두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많이 오게 되면 걱정이 앞서고, 홍보도 마음껏 하질 못하고 있으니 다소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또, 학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아이들이 읽을 책을 많이 준비해뒀지만, 도서관이 따로 없다 보니 마을학교에 일부만 들여놓고 나머지는 창고에 쌓여있는 상태입니다.

더 넓은 공간에서 더 많은 아이들과 함께 마을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동복면 행정복지센터와 커뮤니티센터 등 여러 곳과 다양하게 소통을 진행하며 공간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유아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서로 돕고 의지하고 배우며 성장하는 곳

코로나로 인해 소통에 어려움이 있지만 앞으로 마을주민과 학부모들이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대해 고민해서 마련하고자 합니다.

마을주민들과 학부모님들도 마을학교에 더 관심 가져주시고 참여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마을 내 편의시설을 아이들을 위해 열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적하고 외진 곳에 있는 마을인 만큼 어린 아이들부터 나이 드신 어르신들까지 모두가 서로 돕고 의지하고 배우면서 성장할 수 있는 지역이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