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옛날 어느 바닷가의 한 마을은 해마다 그 마을 처녀를 이무기한테 제물로 바쳐야 한 해를 무사히 보낼 수 있었다.

어느 날, 그 마을 어여쁜 한 처녀도 제물로 바쳐지게 됐는데 이때 그 처녀를 마음에 두고 있던 한 청년이 나서서
처녀 대신 자신이 가서 괴물을 해치우겠다고 했다.

백일홍<사진제공/한광용 사진작가>

청년은 배를 타고 떠나면서 처녀에게 말했다.
"괴물을 처치하면 흰 깃발을 달고 돌아올 것이고, 실패하면 붉은 깃발을 달고 돌아올 것이요."

청년이 떠난 지 100일만에 청년이 타고 떠난 배가 돌아오고 있었다.
처녀는 까무러치고 말았다. 그 배의 깃발이 온통 붉은 색이었다.

백일홍과 푸른 논<사진제공/한광용 사진작가>

처녀는 그 청년이 죽은 줄 알고 절망해서 죽고 말았다.
마을에 도착한 청년은 처녀의 소식에 기가막혀 배를 뒤돌아보니, 깃발이 붉은 색이었다.
이무기를 해치우면서 흰 깃발이 빨갛게 피로 물든 것인데 몰랐던 것이다.

백일홍 그리고 아파트<사진제공/한광용 사진작가>

처녀가 죽은 지 100일 후에 그녀의 무덤에 빨간 꽃이 한 송이 피어났다.
마을 사람들은 그 꽃이 100일 동안 청년의 무사귀환을 간절히 바라며 기도했던 처녀의 넋이 꽃으로 피어났다고 여겼다.

이후 그 꽃이름을 '백일홍'이라고 불렀다.

화순천 뚝방길 백일홍과 화순읍 풍경<사진제공/한광용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