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쩍새 우는 밤
'주위의 흔한 것도 보기 힘들어진, 인간들만이 살아가는 삭막한 세상'
화순저널입력 : 2021. 05. 11(화) 20:15
한 여름밤은 집집마다 다채롭게 반짝이는 불빛과 함께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모처럼 야외에 나와서 하늘을 바라보면 숲 속에 조용한 별들의 천국이 펼쳐진다.
소리 없이 별똥별이 스쳐 갈 무렵 슬프고 애달프게 울어대는 새소리가 들린다. 소쩍다 · 춋초, 춋초, 소쩍~ 소쩍새는 무슨 사연이 있는 듯 울다가도 ~ 콧콧 · 쿄끼쿄쿄, 삐삐삐삐~ 하며 재빠르게 소리친다. 사람낌새만 보이면 기겁하여 숨기에 바쁜 경고음이다.
고려 시대의 문신이었던 이조년(李兆年)의 다정가(多情歌)를 보면 야밤에 애처롭게 울어대는 소쩍새(자규 ·子槻)의 내용이 나온다.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은하수)이 삼경인데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야 알리마는 다정도 병인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라며 그리운 춘정(春情)을 읊었다.
강산이 바뀐 게 몇 번이나 됐을까? 객지 생활하던 옛시절을 되돌아보며 스스로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속 털어 놓고도 싶었다. 마치 밤이면 슬피 울어야 하는 소쩍새의 숙명처럼 추억의 창고 속에는 은하수의 개울따라 졸졸 흘러가고 있다. 하늘 바다는 모든 걸 말없이 받아들이고 그저 묵묵히 반달 속에 떠가는 나그네를 지켜보는 그런 밤이다...
조류학자들은 한밤에 우는 새들의 울음소리는 짝을 부르는 소리라고 말하고 있지만, 소쩍새는 한 많은 새, 서러움의 새로 알려져있다.
옛날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 못된 시어머니가 참한 며느리를 보고 “밥을 많이 하면 찬밥이 남으니 꼭 한 번만 하거라.”며 작은 솥을 며느리에게 줬다. 며느리는 솥이 작아 밥도 부족해 항상 누룽지를 긁어 부엌에서 앉아 겨우 끼니를 때워야했다. 그런데 이마저도 못마땅했던 시어머니가 쌀양을 더 줄여버렸다. 솥이 더 작아졌고, 누룽지까지 들여보내야 했던 그녀는 먹을 게 없어서 바가지로 물을 떠 배를 채웠다.
하루,이틀... 며느리는 결국 배가 고파 굶어 죽었고 그 뒤로 집 근처에 새 한 마리가 날아와서 솥적다·솥적다 구슬피 울었다. 배고파 죽은 며느리가 한이 되어 솥적다고 운다, 하여 소쩍새의 전설이 되었다.
고추보다 더 매운 시집살이하다 배고파 죽은 한 넋이 솥적다·솥적다 밤새 울어대는 소쩍새의 사연은 좋은 시절 다 지나가니 놀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나를 재촉하는듯하다.
이렇듯 소쩍새의 이름도 특유한 울음소리에서 유래가 됐다. 또 솥이 적다는 데서 소쩍새가 울면 풍년이 든다는 옛말이 전해오기도 한다. 이는 솥적다고 울면 솥이 적으니 큰 솥을 준비하라는 뜻에서 풍년이 온다는 뜻이다.
1940년 유행했던 <낭랑18세>의 가사에서도 “소쩍궁 새가 울기만 하면 떠나간 그리운 임 오신댔어요.”라든가 “소쩍궁 새가 울기만 하면 풍년이 온댔어요. 풍년 온대요.”라고 풍년을 노래했다.
요즘 아파트 열풍으로 갈수록 숲이 훼손돼가고 먹이도 줄어들면서 소쩍새의 울음소리도 듣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 1982년 천연기념물 제324-6호로 지정되었지만 멸종위기 등급은 관심 대상이라고만 나오고 있다. 갈수록 보기 힘들어지는 야생동식물들이 어디 한두 가지던가?
우리 주위에서 흔하던 것도 보기 힘들어지는 세상은 이제 인간들만이 살아가는 삭막한 세상이 돼가는 느낌이 든다. 소쩍새가 울지 못하니 풍년들기는 아예 틀린 것 같다. 하늘을 보고 사는 농촌에서는 농작물의 피해로 고생하는 농부들의 밤 가슴을 달래줄 멜로디가 줄어든 셈이다. 하늘의 뜻을 어쩔 것인가?
매섭게 시집 살던 며느리의 한처럼 밤마다 ‘솥적다고 우는 소쩍새 우는 소리에 맞춰 농부들의 한숨도 ‘쌀적다’고 울까 싶다. 이제 코로나에 지쳐가는 밤하늘에도 소쩍새 소리만 서럽게 들리고 자영업자들의 울음소리처럼 절절하기만 하다. ‘돈 없다, 돈 없다...’
소리 없이 별똥별이 스쳐 갈 무렵 슬프고 애달프게 울어대는 새소리가 들린다. 소쩍다 · 춋초, 춋초, 소쩍~ 소쩍새는 무슨 사연이 있는 듯 울다가도 ~ 콧콧 · 쿄끼쿄쿄, 삐삐삐삐~ 하며 재빠르게 소리친다. 사람낌새만 보이면 기겁하여 숨기에 바쁜 경고음이다.
고려 시대의 문신이었던 이조년(李兆年)의 다정가(多情歌)를 보면 야밤에 애처롭게 울어대는 소쩍새(자규 ·子槻)의 내용이 나온다.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은하수)이 삼경인데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야 알리마는 다정도 병인양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라며 그리운 춘정(春情)을 읊었다.
강산이 바뀐 게 몇 번이나 됐을까? 객지 생활하던 옛시절을 되돌아보며 스스로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속 털어 놓고도 싶었다. 마치 밤이면 슬피 울어야 하는 소쩍새의 숙명처럼 추억의 창고 속에는 은하수의 개울따라 졸졸 흘러가고 있다. 하늘 바다는 모든 걸 말없이 받아들이고 그저 묵묵히 반달 속에 떠가는 나그네를 지켜보는 그런 밤이다...
조류학자들은 한밤에 우는 새들의 울음소리는 짝을 부르는 소리라고 말하고 있지만, 소쩍새는 한 많은 새, 서러움의 새로 알려져있다.
옛날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 못된 시어머니가 참한 며느리를 보고 “밥을 많이 하면 찬밥이 남으니 꼭 한 번만 하거라.”며 작은 솥을 며느리에게 줬다. 며느리는 솥이 작아 밥도 부족해 항상 누룽지를 긁어 부엌에서 앉아 겨우 끼니를 때워야했다. 그런데 이마저도 못마땅했던 시어머니가 쌀양을 더 줄여버렸다. 솥이 더 작아졌고, 누룽지까지 들여보내야 했던 그녀는 먹을 게 없어서 바가지로 물을 떠 배를 채웠다.
하루,이틀... 며느리는 결국 배가 고파 굶어 죽었고 그 뒤로 집 근처에 새 한 마리가 날아와서 솥적다·솥적다 구슬피 울었다. 배고파 죽은 며느리가 한이 되어 솥적다고 운다, 하여 소쩍새의 전설이 되었다.
고추보다 더 매운 시집살이하다 배고파 죽은 한 넋이 솥적다·솥적다 밤새 울어대는 소쩍새의 사연은 좋은 시절 다 지나가니 놀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나를 재촉하는듯하다.
이렇듯 소쩍새의 이름도 특유한 울음소리에서 유래가 됐다. 또 솥이 적다는 데서 소쩍새가 울면 풍년이 든다는 옛말이 전해오기도 한다. 이는 솥적다고 울면 솥이 적으니 큰 솥을 준비하라는 뜻에서 풍년이 온다는 뜻이다.
1940년 유행했던 <낭랑18세>의 가사에서도 “소쩍궁 새가 울기만 하면 떠나간 그리운 임 오신댔어요.”라든가 “소쩍궁 새가 울기만 하면 풍년이 온댔어요. 풍년 온대요.”라고 풍년을 노래했다.
요즘 아파트 열풍으로 갈수록 숲이 훼손돼가고 먹이도 줄어들면서 소쩍새의 울음소리도 듣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 1982년 천연기념물 제324-6호로 지정되었지만 멸종위기 등급은 관심 대상이라고만 나오고 있다. 갈수록 보기 힘들어지는 야생동식물들이 어디 한두 가지던가?
우리 주위에서 흔하던 것도 보기 힘들어지는 세상은 이제 인간들만이 살아가는 삭막한 세상이 돼가는 느낌이 든다. 소쩍새가 울지 못하니 풍년들기는 아예 틀린 것 같다. 하늘을 보고 사는 농촌에서는 농작물의 피해로 고생하는 농부들의 밤 가슴을 달래줄 멜로디가 줄어든 셈이다. 하늘의 뜻을 어쩔 것인가?
매섭게 시집 살던 며느리의 한처럼 밤마다 ‘솥적다고 우는 소쩍새 우는 소리에 맞춰 농부들의 한숨도 ‘쌀적다’고 울까 싶다. 이제 코로나에 지쳐가는 밤하늘에도 소쩍새 소리만 서럽게 들리고 자영업자들의 울음소리처럼 절절하기만 하다. ‘돈 없다, 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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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장주 의원 원장 |
화순저널
hsjn200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