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연자가 부른 노래 ‘아모르파티’가 기성세대뿐 아니라 젊은 세대에게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적이 있었다. 트롯(Trot)음악 자체가 중년세대의 점유물로만 여겨졌던 것이, 아모르파티 곡을 계기로 해서 그런 고정관념이 깨졌다.

2013년에 ‘아모르파티’라는 곡이 등장을 했지만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가 2017년에야 대박이 났다. 2016년 7월 KBS의 열린음악회에서 공연을 한 후부터 입소문을 타고 계속 퍼져나갔다.

특히 특화된 게임 동영상인 트위치스트리머(Twitch Streamer)의 ‘갱복치(민둥길을 걷는자)’에서 아모르파티를 ‘탈모르파티’로 패러디한 ‘민머리 대머리’ 영상을 내보내면서 젊은 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2019년 9월을 기준으로 조회 수만 8백만 건이 넘었고 국내 최고 동영상에서 Top10위 안에 들 정도였다.

패러디한 노래의 가사는 <사는 게 다 그런 거지/누구나 민머리로 와/소설같이 풍성한 머리칼을/세상에 뿌리며 살자~(중략) 가발은 필수/삭발은 선택/가슴이 뛰는 대로 하면 돼~ 탈모르파티/민머리 대머리 맨들맨들 빡빡이/ 민머리 대머리 맨들맨들/ 틸모르파티~>이다.

자신의 머리를 사랑하라는 버전으로 히트를 한 것이 덩달아 아모르파티 노래의 인지도마저 높이 끌어올렸다. 이덕화나 설운도가 탈모르파티 노래를 듣는다면 별로 좋게 들리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아모르파티의 뜻을 물으면 춤추고 노래하며 술 마시는 파티인 아모르파티(Amor Party)로 알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독일의 유명한 철학자인 니체의 책 『즐거운 학문』에서 인용된 말로 ‘당신의 운명을 사랑하라. 그것이 당신의 인생이다’라는 데서 유래가 됐다.

스페인 말 ‘아모르(Amor)는 사랑’ 파티(Fati)는 운명‘이라는 뜻으로 한마디로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는 운명애(運命愛)의 표현이 된다.

노래의 제목만으로 보면 아모르파티는 유행가에 불과하지만, 사실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실망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며 자신을 사랑하고 살아가라‘는 매우 철학적인 깊은 뜻을 내포하고 있다.

여름의 대표곡이라 할 수 있는 ‘해변의 여인’을 작곡했던 윤일상 씨가 최근 내놓은 곡도 아모르파티이다. 윤일상은 자신에게 힘든 시기가 찾아올 때마다 새로운 음악에 몰두함으로써 변화를 시도하는 게 자신의 시련극복법이라고 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모두가 1년 넘게 힘들어하는 걸 보면서, ‘아모르파티’를 듣고 부르며 잠시 즐거움을 느끼기도 하고 힘든 시기를 극복하는 에너지를 얻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본다.

인생은 지금부터이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는 ‘아모르파티’가 되어야 한다. 코로나를 이겨내기 위해서라도....

요즘 중년층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나훈아의 ‘테스형’도 코로나로 인해 우울해진 사람들에게 자신을 감싸 안고 진심으로 사랑함으로써 시련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 위해서 불렀을 것이다.

아모르파티의 진정한 의미를 아는 사람은,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고 이겨내는 사람일 것이다. 코로나우울(Corona Blue) 때문에 새로워질 게 없다는 생각에 무(無)에서 유(有)의 가능성마저 포기할 게 아니라 뭔가 자신의 운명 속의 길을 찾아서 노력하는 것이 진정한 ‘아모르파티’요 ‘테스형’이라 할 것이다. 노래하고 춤추며 느끼는 흥겨운 것만이 아모르파티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문장주 의원 원장